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유명 관광지인 디즈니리조트 인공호수에서 14일(현지시간) 밤 악어에 물린 채 물속으로 사라졌던 2세 소년이 15일 오후 숨진 채 발견됐다. 10일 유명 가수의 피격 사망, 12일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벌어진 최악의 총기 테러에 이어 세계적 관광도시 올랜도에 비극이 잇따르고 있다.
미 CNN 등에 따르면 전날 디즈니 그랜드 플로리디안 리조트 내 인공호수 세븐시즈라군 주변을 부모와 산책하다 악어에 붙잡혀 실종된 2세 소년 래인 그레이브스의 유해가 오후 3시 30분 잠수 수색대에 의해 발견됐다. 소년의 시신에선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 않아 “악어에 물린 채 물 속에 잠겨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올랜도 경찰당국은 발표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악어 이빨 자국이 미미하게 남아 있는 정도로 외상은 치명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라며 “시신이 실종지점으로부터 10m가량 떨어진 수심 4m의 호수 바닥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소년의 유해를 발견하기 위해 호수에서 생포한 악어 5마리의 배를 갈라봤지만 그레이브스를 공격한 것으로 보이는 악어를 찾지는 못했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인공호수에는 악어의 공격을 경고하는 푯말 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소년의 가족이 디즈니리조트측에 법적인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CBS방송은 “리조트측은 고객의 안전을 위한 합리적인 수단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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