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농구 대표팀. /사진=대한농구협회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꺼져가던 리우행 불씨를 살린 한국 여자농구가 올림픽 최종 예선 8강에서 스페인을 상대한다.
위성우(45ㆍ우리은행)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5일(한국시간)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 예선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벨라루스를 66-65로 꺾었다. 1승1패로 조 2위를 차지한 대표팀은 17일 오후 7시30분 D조 1위 스페인과 맞붙는다.
8강에서 승리한 4개 나라는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하고, 패한 4개 나라는 순위 결정전을 치러 한 팀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다. 12개 나라가 출전한 이 대회에는 총 5장의 본선 진출 티켓이 걸렸다.
유럽 최강 팀으로 꼽히는 스페인은 한국 대표팀에 버거운 상대다. 국제농구연맹(FIBA) 순위로는 한국이 12위, 스페인은 3위다. 스페인은 D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8위 중국에 월등한 실력 차를 보여주며 77-43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대표팀은 벨라루스전에서 발휘했던 투혼으로 맞서보겠다는 각오다. 한국 여자 농구는 현재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특별 귀화 대상자로 추천했던 첼시 리(전 KEB하나은행)의 한국계 혈통을 증명하는 서류 조작이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지면서 농구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이 소식은 벨라루스(10위)전을 앞둔 대표팀에게도 그대로 전해졌다. 14일 1승 상대로 꼽았던 나이지리아(42위)에게 1점 차 역전패를 당해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만난 악재다. 그러나 선수들은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위 감독은 "벨라루스를 상대로 이기기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한국 여자농구 분위기가 안 좋은 위기라 선수들에게 좋은 경기를 해달라고 당부했다"며 "선수들의 눈빛이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라고 달라진 자세를 설명했다.
벨라루스를 상대로 17점을 넣은 김단비(26ㆍ신한은행)는 "사실 벨라루스는 우리를 꺾은 나이지리아를 10점 넘게 이긴 팀이라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많은 국민이 보는 경기에서 창피하게 지지는 말자는 각오로 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벨라루스를 이겨 자신감이 생겼다"며 "8강 상대 스페인은 사실 예선에 나올 팀이 아니지만 세계 최강 수준의 팀을 상대로 한번 도전해보겠다"고 강조했다. 또 슈터 강아정(27ㆍ국민은행)은 "간절한 마음으로 뛰면 벨라루스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정말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반드시 8강에 올라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
이번 대회 8강은 한국-스페인, 터키(공동 10위)-쿠바(13위), 중국-벨라루스, 프랑스(4위)-아르헨티나(15위)의 대결로 압축됐다. 한국은 스페인을 꺾으면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 짓는다. 패할 경우에는 터키-쿠바 경기에서 진 쪽과 순위 전을 치른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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