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 인근 24곳서 553개체 확인
지금까지 발견된 자생지 중 최대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무로 알려진 돌매화나무의 대규모 자생지가 제주 한라산 백록담 일대에서 발견됐다. 돌매화나무는 국내에서는 한라산 백록담 인근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로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식물 1등급 식물이다.
제주도 세계유산ㆍ한라산연구원은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를 위해 한라산 백록담 일대의 희귀식물을 정밀조사 중 백록담 인근에서 돌매화나무의 대규모 자생지가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지금까지 알려진 자생지 중 최대 규모이다.
그동안 한라산의 돌매화나무는 지난 2002년 국립환경연구원 조사에서 350~400 개체 정도만 남아있던 것으로 추정됐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백록담 부근 절벽 바위 등 24곳에서 553개체가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개체의 덩어리 크기는 지름 0.5㎝에서 약 1m에 달하는 것까지 발견돼 다양한 수령의 개체가 골고루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돌매화나무 자생지는 주변 환경에 잘 적응해 생장상태가 매우 양호해 한라산 돌매화나무 개체군의 생리ㆍ생태학적 연구의 최적지로 판단되고 있다.
돌매화나무는 돌에 피는 매화라는 뜻으로 ‘암매(岩梅)’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라산의 백록담 부근 암석지대인 해발 1,800m 이상에서만 볼 수 있다. 바위에 이끼와 같이 붙어 자생하며, 다 자라도 키가 겨우 2㎝밖에 되지 않아 세계적으로 가장 키가 작은 나무로 분류된 목본 식물이다. 또 빙하기를 거치면서도 살아남아 ‘살아 있는 식물 화석’이란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보존 가치가 높지만 번식이 아주 어렵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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