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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서 받을 빚 6500억, 롯데상사 장부서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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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서 받을 빚 6500억, 롯데상사 장부서 ‘실종’

입력
2016.06.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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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913억 상당의 미수금

이듬해 2399억으로 줄었지만

공시자료에 구체적 이유 없어

롯데측 “실제 채무 아니다”

원료 수입에 日계열사 개입 시켜

수백억 비자금 조성 의혹 짙어져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롯데상사에 갚아야 할 6,500억원대 부채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장부상에서 사라져 불법적인 내부거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상사는 롯데케미칼의 원료 수입 판매과정에 일본 계열사를 개입시켜 총수 일가의 수백억 원대 비자금 조성에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5일 서울중앙지검 롯데그룹수사팀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롯데상사는 2012년 말 기준 롯데케미칼에서 받아야 할 8,913억원 상당의 미수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듬해 미수금이 2,399억여원으로 6,514억원 상당 줄었다. 일반적으로 기업 공시자료에는 계열사 거래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거래 내역이 상세히 기재되지만, 당시 롯데상사나 롯데케미칼 공시자료에는 줄어든 미수금 6,500억여원과 관련해 구체적인 이유가 언급돼 있지 않다.

롯데 측은 2013년까지 롯데케미칼이 롯데상사를 통해 나프타, 혼합자일렌 등 석유화학공업 원료를 수입했는데, 이 때 발생한 거래금액이 미수금으로 기록된 것일 뿐 실제 채무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상사 관계자는 “2012년 이전까지는 롯데케미칼과의 잦은 거래로 총 거래액이 6조원에 달했지만 2013년에는 3조~4조원대로 떨어지면서 감사보고서 작성시점 (2013년 12월) 기준으로 미수금도 2,000억원대로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2012~2013년 롯데상사가 담당하던 석유화학원료 수입업무와 담당자를 순차적으로 이관해 2014년부터 롯데상사를 거치지 않고 원료를 수입하는 쪽으로 바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롯데 측의 이 같은 미수금 정산방식이 일반적 기준과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기업 재무분석 업무를 전담했던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기업이 본연의 업무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매입과 매출 계정은 미수금 계정과 전혀 별개의 것”이라며 “롯데상사와 롯데케미칼 사이의 거래량이 대폭 줄었다고 미수금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계법인 관계자는 “롯데상사는 2012년 롯데케미칼을 상대로 불과 1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미수금은 9,000억원에 달했다”며 “영업과 무관한 부동산과 주식 등을 매각해서 발생한 롯데상사의 미수금이 내부 자산거래를 통해 대폭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롯데상사가 롯데케미칼과 부동산이나 주식 등 대형자산을 거래하고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롯데상사가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공업 원료 수입을 대행하면서 거래내역 확인이 어려운 롯데의 일본 계열사 및 해외업체를 끼워 넣은 부분도 석연치 않다. 롯데케미칼은 중동과 동남아시아 일대에 다수의 생산공장과 지사를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직거래가 아닌 중개업체를 통해 수조원대의 원료를 들여오고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이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료인 열분해가솔린(Py-Gas)의 경우 롯데케미칼의 자회사인 타이탄도 판매하고 있는데도 홍콩과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둔 A사로부터 납품을 받고 있다. 때문에 롯데의 일본 계열사 및 해외법인을 경유하면서 발생한 부외자금이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의 관리하에 신동빈 회장 등 오너 일가에게 흘러갔을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측은 이에 대해 “1997년 외환위기(IMF) 당시 국내 기업은 국제금융거래가 어려워 일본 롯데물산의 신용도를 활용했다”며 “A사의 최대매출은 2012년 1,060억원에 지나지 않아 200억~300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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