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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따르고 춤춰봐”… 여교사 70% 교직생활 중 성희롱ㆍ성추행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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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따르고 춤춰봐”… 여교사 70% 교직생활 중 성희롱ㆍ성추행 당해

입력
2016.06.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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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대부분이 교장ㆍ교감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인식

일상적인 유흥 문화가 원인”

전남 신안 섬마을 관사에서 여교사를 성폭행 한 혐의(강간 등 치상)로 구속된 피의자 박모(49), 이모(34), 김모(38)씨 등이 10일 오후 전남 목포시 용해동 목포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전남 신안 섬마을 관사에서 여교사를 성폭행 한 혐의(강간 등 치상)로 구속된 피의자 박모(49), 이모(34), 김모(38)씨 등이 10일 오후 전남 목포시 용해동 목포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교직 기간 동안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는 현직 여교사가 10명 중 7명 꼴이나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폭력 가해자로는 교장ㆍ교감 등 상급자나 동료 교사가 주로 지목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여성위원회와 참교육연구소는 10~12일 전국의 유치원, 초ㆍ중ㆍ고교 여교사 1,75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70.7%가 교직 생활 중 성희롱ㆍ성추행 등 성폭력 피해를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여교사가 경험한 가장 많은 피해는 술 따르기ㆍ마시기 강요였다. 응답자 중 53.6%가 회식 자리 등에서 교장ㆍ교감, 동료 교사가 자신에게 억지로 술을 따르게 하거나 마시도록 요구했다고 답했다. 이어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의 춤 강요(40%), 음담패설 등 언어 성희롱(34.2%), 허벅지나 어깨에 손 올리기 같은 신체적 접촉(31.9%) 순으로 응답 빈도가 높았다(복수 응답 허용). 여교사 36명(2.1%)은 강제 입맞춤 등 심각한 성추행까지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강간이나 강간미수 같은 성폭행 피해를 입은 교사도 10명(0.6%)이나 됐다.

가해자 유형을 보면 교장ㆍ교감 등 학교 관리자가 72.9%(895명)로 최다였다. 그 뒤를 동료 교사(62.4%)와 학교에서 직책을 맡은 학부모(11.0%)가 따랐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서 맡은 직책이 있는 학부모나 지역 주민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가해자로 꼽히는 비율도 월등히 높았다. 전교조 관계자는 “학교 교육에 관여하는 학부모와 주민이 교사들과 직접 접촉하거나 함께 회식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여교사 상대 성폭력이 자주 발생하는 배경으로는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는 인식(36.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 사회의 일상적인 유흥 문화(35.1%)와 교장 등 관리자들의 방조ㆍ부추김(15.2%) 순이었다. 이번 전남 여교사 집단 성폭행 사건의 원인에 대해서도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시선(67.1%)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방지 대책으로는 가해자 처벌 강화가 1순위로 거론됐다. 사건이 보도된 직후 교육당국이 언급한 대책들 중에서도 가해자 강력 처벌에 대한 긍정 의견 비율(90.6%)이 가장 높았다. 성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과제(2개 선택)로도 성폭력 범죄 처벌 강화(80.0%)라는 응답이 많았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남교사에게 조심스러운 학부모나 학생이 여교사한테는 폭언을 쉽게 하는 경향 등으로 미뤄볼 때 남성을 여성보다 우월한 존재로 여기는 의식도 여교사에 대한 폭력 요인 중 하나”라며 “사회 전반적으로 성평등 의식 고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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