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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포 강정호 “지독한 부상재활 다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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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포 강정호 “지독한 부상재활 다시는 없다”

입력
2016.06.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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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온 한국선수들 모두 잘해서 좋아

기회 없었던 김현수도 해낼 줄 알았다”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츠 파이어리츠의 강정호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주 뉴욕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 앞서 활짝 웃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츠 파이어리츠의 강정호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주 뉴욕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 앞서 활짝 웃고 있다.

15일(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뉴욕 메츠의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린 미국 뉴욕 주 시티필드. 피츠버그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강정호는 6회 2사 상황에서 주자를 1루에 두고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팀 선발 투수는 제이콥 디그롬. 지난해 디그롬은 14승8패의 평균 자책점 2.54를 기록한 메츠의 에이스다. 올해는 허리를 다치고 아내의 출산까지 겹쳐 출전이 많지 않았지만 3승2패 평균 자책점 2.80으로 괜찮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1구 체인지업을 헛 스윙한 강정호는 침착하게 방망이를 고쳐 잡았다. 2구는 시속 151km의 빠른 포심이었으나 강정호는 밀리지 않고 방망이를 휘둘러 가뿐하게 담장을 넘겼다. 시즌 9호 홈런을 때려 ‘강속구 킬러’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강정호는 묵묵히 베이스를 돌았다. 이날 그의 홈런은 결승타가 되면서 팀을 5연패 늪에서 구해냈다.

강정호는 이날 디그롬을 상대로 100% 출루했다. 첫 타석 볼넷,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 세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치며 모든 타석에서 1루를 밟았다. 더불어 이날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한 강정호의 타율도 2할8푼3리에서 2할9푼4리로 올라갔다.

경기 전 만난 ‘킹캉’ 강정호는 이미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연습 타격 때 수 차례 장타를 때렸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강정호는 이날 디그롬을 상대로 100% 출루하며 강한 투수에게 더 강한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경기 후 다시 만난 그는 “팀의 연패를 끊어 기분이 좋다”며 “내일도 연승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뉴욕 메츠와의 방문경기 6회에 시즌 9호 홈런포를 터뜨린,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손가락을 하늘로 향하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뉴욕 메츠와의 방문경기 6회에 시즌 9호 홈런포를 터뜨린,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손가락을 하늘로 향하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정호는 이날 홈런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눈앞에 두게 됐다. 그러나 그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부상을 입지 않는 것이다. 그는 “홈런 기록보다 다치지 않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무릎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마감한 뒤 지독한 재활 과정을 견뎌낸 경험 때문이다. 그는 “부상으로 흔들리고 싶지 않았다”며 “회복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 모르기 때문에 더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럴 때마다 더 열심히 재활에 임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복귀 후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과거의 부상 탓이라는 얘기를 듣기 싫어서 더 이를 악물었다”고 설명했다.

박병호(미네소타), 이대호(시애틀), 김현수(볼티모어) 등 올해 부쩍 늘어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은 강정호에게 또다른 기쁨이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온 한국 선수들이 모두 잘 하고 있어 기분도 좋고 보기도 좋다”고 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츠 파이어리츠의 강정호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주 뉴욕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 앞서 연습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츠 파이어리츠의 강정호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주 뉴욕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 앞서 연습하고 있다.

특히 그는 시즌 초반 마이너리그행 거부권을 행사해 메이저리그에 남은 뒤 가뭄에 콩 나듯 주어진 출전 기회를 살려내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은 동갑내기 김현수에 대해 “워낙 잘 했던 선수여서 기회만 생기면 잘 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꾸준히 기회가 주어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힘을 실어줬다.

국내 프로야구계에서는 지금도 강정호의 길을 걷고자 하는 선수들이 많다. 강정호는 이들을 위해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힘이 좋고 스피드도 확실히 빠르다”며 “안주하지 말고 꾸준히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뉴욕=글·사진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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