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은 우주 암흑 물질 때문에 멸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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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은 우주 암흑 물질 때문에 멸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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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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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랜들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14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LG포스코 경영관 강연에서 미국 드라마 '빅뱅이론'을 예로 들며 암흑물질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설명하고 있다. 과학자 얘기를 다룬 이 드라마에 랜들은 우연히 엑스트라(화면 오른쪽 끝)로 나왔다. 사이언스북스 제공

“이론물리학자의 역할은 우리가 무엇을 찾아볼 지 알려주는 겁니다. 공룡의 멸종에 암흑물질이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 그래서 우리 우주의 ‘놀라운 내적 연결성(Astonishing Interconnectedness)’을 상상해보자는 것이 저의 제안입니다.”

공룡 멸종에 대해 새로운 가설을 주장해 주목 받는 리사 랜들(54)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14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포스코LG경영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랜들 교수는 이론물리학과 우주론의 최전선에 있는 학자로 노벨물리학상에 가장 근접한 이라고 평가 받는다. 학회 참석 차 한국을 찾은 김에 대중강연회를 열었다.

6,600만년 전. 지구의 지배자 공룡은 일거에 사라졌다. 공룡만 없어진 게 아니다. 생물종의 75%가 멸종했다. 왜 그랬을까. 지질학자들은 공룡 발굴 과정에서 이 시기 지층에서 비정상적으로 풍부한 이리듐을 발견했다. 외계의 강력한 충격 같은 것을 암시하는 자료라 받아들였다. 공룡 멸종의 틈을 비집고 번성한 포유류보다 더 크게 번성한 건 거대 운석 충돌설 같은 갖가지 추론들이었다. 랜들 교수는 여기에 하나의 가설을 더했다. ‘암흑물질로 인한 혜성충돌설’이다. ‘암흑물질과 공룡’(사이언스북스)을 통해서다.

암흑물질과 공룡을 잇는 키워드는 ‘내적 연결성’이다. 우주에 대해 많은 연구가 있지만 정직하게 말하자면, 우주에 대해 우리가 아는 건 없다. 우주 가운데 그나마 우리가 연구하는 영역은 원자로 구성된 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암흑물질(26%)과 암흑에너지(69%)가 차지하고 있어서다. ‘암흑’이란 이름 자체가 모르겠다는 뜻이다. 랜들 교수는 “진화론의 교훈이 우리가 이 지구의 중심이 아니라는 깨달음이라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가르쳐 주는 건 우리가 사는 보통물질의 세계 또한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모르는 암흑물질이 모종의 작용을 하지 않느냐는 게 랜들의 아이디어다.

구체적으로 주기가 200년 이상 넘어가는 장주기 혜성의 존재를 들었다. 태양계의 외곽 중에서도 가장 먼 외곽에 존재하기에 조그만 충격에도 저 멀리 날아가거나, 태양계 안으로 훅 빨려 들어오는 소행성들이 있다. 이게 안으로 들어오면 혜성이다. 우리 은하계도 공전을 하는데, 이 출렁이듯 움직이는 공전 궤도상에서 태양계가 암흑물질의 비중이 높은 곳을 통과하는 순간 중력 변화가 발생하고 이에 영향을 받은 장주기 혜성이 지구에 낙하, 충돌한다는 가설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3,000만~3,500만년 정도의 주기였고, 5억5,000만년에 이르는 지구 생물의 역사에서 존재했던 5번의 대멸종 시기와 묘하게도 겹쳤다.

랜들 교수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암흑물질간 존재하는 ‘암흑전자기력’의 존재를 가정한다. 일반인들에게 ‘공룡’이라는 어필한다면 이론가들에겐 중력 밖에 가진 게 없는 것으로 알려진 암흑물질에게서, 그들끼리만 작용하는 암흑전자기력을 확인하고 측정할 수 있느냐가 관심을 끈다. 사실 이 주장은 검증이 어렵다. 암흑물질은 중력만 있을 뿐 측정, 관찰이 어렵다. 해서 미세한 중력의 움직임을 측정해 간접적으로 관측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랜들 교수는 “예전과 달리 수많은 데이터들이 있지만 실험과 입증에 당연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서 “확증되지 않은 이론이긴 하지만 내가 탐색하고자 하는 주제를 더 알아보기 위한 시도이자,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 고민 끝에 써낸 책”이라고 말했다. 책의 백미도 이 추론을 만들어내기 위해 물리학, 천문학, 지질학 등 다양한 학문을 종합해나가는 긴 탐색 과정이다. 랜들 교수는 “물리학이 쉽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어려운 만큼 재미와 성취감이 있다”면서 “축구에 관심 많은 이들이 더 많은 축구 얘기를 원하듯 과학계에 관심 많은 이들에게 과학계의 최근 동향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고픈 뜻도 컸다”고 덧붙였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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