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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우조선 차장급 170억 챙겨 ‘상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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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우조선 차장급 170억 챙겨 ‘상납 의혹’

입력
2016.06.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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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사무용품 납품사서 리베이트

남상태ㆍ고재호 사장 재임 시기 걸쳐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우조선해양의 차장급 직원이 회사에 문구ㆍ사무용품을 납품하는 업체로부터 수년간 170억원대의 리베이트를 받아 온 사실이 자체 감사에서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직원은 경찰에 구속됐다. 액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단순한 개인 비리가 아니라, 조직적인 공모를 거쳐 ‘윗선’으로 상납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14일 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5월 정성립 사장이 취임한 이후 자체 감사위원회를 꾸려 전임 사장 시절의 방만경영 실태를 조사해 오다 이 회사 임모(46) 전 시추선사업부 차장의 비위를 포착했다. 임씨는 대우조선해양에 문구류와 사무용품을 납품하는 거제시 고현동 소재 A사 측과 짜고 납품비용을 실제 가격보다 30~50%씩 부풀려 과다 청구토록 한 뒤, 2,700여회에 걸쳐 허위 거래명세표를 작성해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2011~2015년 총 170억원가량을 챙겨 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우조선해양은 임씨를 지난 1월 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ㆍ사기 혐의로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고소했다. 검찰 지휘를 받아 수사를 진행한 경남 거제경찰서는 임씨가 출석 요구에 계속 불응하고 잠적하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고, 최근 그를 붙잡아 이날 구속했다. A사 사장인 백모(34)씨도 임씨와 함께 구속됐다.

업계와 경찰 주변에서는 수법이나 횡령액수로 볼 때, 일개 차장급인 임씨의 단독 범행일 가능성은 낮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방만경영이 아무리 심각해도 그 동안 이런 규모의 비리가 적발되지 않았던 것은 내부의 공모나 묵인, 또는 윗선의 ‘지시’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임씨의 범행 시기는 남상태(2006년 3월~2012년 3월)ㆍ고재호(2012년 4월~2015년 5월) 전 사장의 재임기에 걸쳐 있으며, 이들 두 사람은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의혹과 경영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남 전 사장 취임 이후 추진했던 500여건의 프로젝트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2006년 이후 해양플랜트나 상선을 포함, 500여건의 프로젝트를 전수 조사할 예정”이라며 “각종 사업의 수주부터 건조, 회계처리까지 전 과정이 조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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