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랭킹 1위 박정환 9단이 랭킹 2위 이세돌 9단을 꺾고 응씨배 결승에 진출했다. 박정환은 14일 중국 우한 완다루이화 호텔에서 열린 제8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 준결승 3번기 최종 3국에서 이세돌을 285수 만에 흑 3점 승으로 제압했다. 흑 3점 승은 한국식으로는 3집 반 승에 해당한다. 1988년 창설된 응씨배는 대회 창시자인 고(故) 잉창치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塡滿法)이라고 불리는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7집반)이다.
이날 박정환은 초반 접전에서 집을 확보하며 다소 앞섰다. 실리에서 뒤진 이세돌은 좌하변의 흑을 다 잡으려는 올인 작전을 펼쳤으나 박정환이 깔끔하게 타개하며 반상을 마무리해 승리를 확정했다. 준결승 전적 2승 1패로 결승 진출권을 따낸 박정환 9단은 8월 10일 시작하는 결승 5번기에서 중국 랭킹 8위 탕웨이싱 9단과 맞붙는다.
탕웨이싱 9단은 이날 스웨 9단에게 15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둬 종합전적 2승 1패로 응씨배 첫 결승행을 결정지었다. 박정환과 탕웨이싱의 통산 전적은 3승 3패로 맞선다.
박정환은 전기 대회 결승에서 판팅위 9단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문 아쉬움을 이번 대회 우승으로 털어낸다는 각오다. 그는 2011년 후지쓰배와 2015년 LG배에 이어 생애 세 번째 세계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려 바둑 올림픽이라 불리는 응씨배의 우승상금은 단일 대회로는 최고 액수인 40만 달러(한화 약 4억1,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0만 달러다. 한국은 초대 챔피언인 조훈현 9단을 시작으로 서봉수 9단(2회), 유창혁 9단(3회), 이창호 9단(4회), 최철한 9단(6회)까지 총 5명의 응씨배 우승자를 배출했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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