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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장 위험’ 감안해야 할 공공기관ㆍ사업 민간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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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장 위험’ 감안해야 할 공공기관ㆍ사업 민간 개방

입력
2016.06.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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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4일 2단계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사회간접자본(SOC), 농림ㆍ수산, 문화ㆍ예술 공공기관 기능조정을 잇는 이번 조치의 대상은 에너지, 환경, 교육 관련 공공기관이다. 특히 그 동안 독과점적 산업구조에 따른 폐해와 막대한 부실이 누적된 에너지 공공기관들에 대한 유사ㆍ중복기능 조정, 비핵심 업무 축소, 민간개방 확대 및 경영 효율화를 겨냥한 과감한 조치가 포함돼 적절성과 실현 가능성을 두고 만만찮은 논란이 일 전망이다.

자산규모 총 225조원에 부채가 170조원에 달하는 27개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 구조조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높았던 게 사실이다. 정부가 이번에 석탄공사와 광물자원공사 등 2개 기관의 기능을 사실상 폐지하기로 하고, 한국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해외자산 매각 및 조직ㆍ인력대폭 감축을 결정한 것도 그 때문이다. 아울러 독과점 지속에 따른 문제가 누적된 전력 판매(한국전력공사)와 가스 도입ㆍ도매(한국가스공사), 발전 정비(한전KPS) 등의 사업을 민간에 단계적으로 개방키로 한 것도 서비스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장기 포석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 사업과 경영을 민간에 개방하는 데는 적잖은 우려도 따른다. 당장 전력 판매와 가스 도입ㆍ도매 사업 개방은 관련 대기업에 특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발전 정비사업의 민간 이양은 최근 서울 지하철 구의역 참사처럼 ‘위험의 외주화’와 수익성 위주의 민간 경영에 따른 부작용을 낳기 십상이다.

남동발전 등 한전 산하 발전 자회사 5곳과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DN, 가스기술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 8곳의 증시 상장 추진 계획도 마찬가지다. 정부 설명대로 공공기관이 지분의 50% 이상을 소유하면서 20~30%의 지분만 공개하는 정도라면 일단 전면적 민영화라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지분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 제고라는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해도, 공공서비스 비용의 상승이나 공공기관 이익의 사유화라는 ‘시장의 위험’도 만만찮다.

막연한 우려만으로 공공기관 기능조정의 발목을 잡을 상황은 아니다. 기능조정은 별도의 축으로 추진돼온 방만경영 해소와 함께 공공기관 개혁의 성공 여부를 가를 관건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기능조정안은 향후 만만찮은 이해충돌과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부는 성공적 기능조정을 위해서라도 제기되는 우려와 비판을 구체적 시행과정에 적극 반영해 불필요할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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