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기간 중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벌어진 축구팬 집단 난투극 배후에 고도로 훈련된 러시아 출신 훌리건 150여명이 있었다고 13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보도했다. 프랑스 검찰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 훌리건들은 아주 민첩하고 난폭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며 “이들 모두 고도로 훈련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집단 난투극은 잉글랜드와 러시아 경기가 치러진 11일 전후 발생했다. 감정이 고조된 양 팀 팬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충돌하면서 마르세유에서만 35명이 다치고 영국인 1명은 중태에 빠졌다. 프랑스 검찰은 “부상자 대부분이 영국인”이라면서 러시아 훌리건들은 출동한 경찰을 피해 날렵하게 달아났다고 밝혔다. 실제로 훌리건 10명이 폭력 행사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재판을 받을 예정이지만, 이 중 러시아인은 한 명도 없다. 술에 취해 몸을 가누기 힘들어하며 제압되거나 다친 영국인들과 달리 러시아 훌리건들은 난투극에서 우위를 점한 후 경찰의 포위망을 유유히 빠져나간 것이다.
러시아는 집단 난투극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자국민을 배후로 지목한 프랑스 검찰의 조치엔 반발하고 나섰다. 이고르 레베제프 러시아 의회 부의장은 “러시아를 응원하는 팬들이 옳은 일을 계속해나가야 한다”면서 프랑스 수사기관을 비판했다.
이원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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