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균/사진=연합뉴스
2013년 롯데는 66승58패4무 승률 5할3푼2리를 기록하고도 5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4강 팀들이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9위 한화가 압도적 최하위가 돼 4위 승률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것이다. 당시 롯데는 1999년 현대(0.535)에 이어 두 번째 높은 승률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으로 남았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014년 LG는 5할에 못 미치는 승률(0.492ㆍ62승2무64패)로 4위로 행운의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SK가 4할8푼6리(69승2무73패)의 승률로 새로 도입된 5위 와일드카드의 첫 주인공이 됐다.
전력 양극화가 빚은 현상이었다. 상위권 팀들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반면 중ㆍ하위권은 물고 물리는 답보 상태가 지속된 탓이다. 1989년 단일시즌 체제가 시작된 후 5할 승률 미만의 팀의 4강에 오른 건 여섯 차례(1990년 삼성, 1991년 롯데, 1998년 OB, 2001년 한화, 2009년 롯데, 2014년 LG)뿐이다. 가을잔치 마지노선이 5위로 바뀐 지난해를 포함하면 7번이다.
올 시즌에도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조짐이다. 시즌 초부터 안정적인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두산이 7할대(0.712ㆍ42승1무17패) 승률로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가운데 2위 NC(36승1무19패)도 최근 10연승의 무서운 기세로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넥센(30승1무28패)부터 공동 최하위 ktㆍ한화까지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있는 형국이다. 3위부터 공동 9위까지 7개 팀이 6경기 차로 촘촘히 늘어서 있는 반면 2ㆍ3위 간 승차는 무려 7.5경기다.
두산과 NC가 부동의 '투 톱'을 고수하고 있는 와중에 중위권의 혼전이 이어지고 있어 승률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 시즌엔 시즌 초반 최약체로 전락했던 한화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더욱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4위 LG(27승1무28패)부터 모두 5할 승률 미만이다. 이런 추세라면 사상 처음으로 5할 미만의 두 팀이 가을잔치에 나갈 수도 있다.
시즌 전체 일정의 40% 가량을 소화한 시점이라 이제부턴 그 팀의 실제 전력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2강 8중'으로 흐르는 모양새도 크게 뒤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두산과 NC의 선두 싸움과 남은 3장의 가을잔치 티켓을 얻기 위한 8개 팀들의 경쟁으로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두산과 NC의 전력이 나머지 8개 팀들에 비해 확실히 안정적인 건 사실이다. 두 팀을 제외하고 혼전이 거듭되면서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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