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검찰의 두 번째 압수수색으로 롯데그룹은 사실상 업무마비 상태에 빠졌다.
이날 주요 계열사 등 모두 15곳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당한 롯데그룹은 망연자실했다. 지난 10일 그룹 정책본부와 6개 계열사에서 1톤 트럭 8대 분량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문서, 팀장급(수석) 이상 임원의 휴대폰을 압수당한 데 이어 이날 추가 압수수색까지 실시되자 롯데그룹 직원들은 할 말을 잇지 못했다.
정상적 업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롯데 관계자는 “업무 관련 문의를 해당 부서에 해도 담당자가 확인할 자료가 없어 기억에만 의존해 답변하고 있다”며 “급한 대로 임대폰을 개통해 쓰고 있지만 업무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은 79개 그룹 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정책본부에서 커뮤니케이션실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실을 샅샅이 뒤지는 고강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물의 양이 워낙 많아 돌려 받는 데도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여 업무 공백 장기화도 우려되고 있다.
롯데 내부 분위기는 최악이다. “이러다 전 계열사를 다 들쑤시는 것 아니냐”는 동요도 일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9시 30분부터 다음날 새벽 1시 30분까지 고강도 압수수색이 진행됐던 롯데홈쇼핑의 한 관계자는 “재무ㆍ인사ㆍ대관 등 주요 부서 임원 50여명의 핸드폰을 오늘에야 돌려받았지만 아무래도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보니 일이 손에 안 잡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일부에선 “검찰은 주요 계열사와 임원 자택까지 일단 뒤져보자는 분위기기인 것 같다”며 “이렇게 털면 어느 기업인들 먼지가 안 날 수 있겠느냐”고 볼멘소리도 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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