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조사서 6% 포인트 앞서
투표 1주일 앞두고 찬반 격론

23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두고 탈퇴를 찬성하는 여론이 힘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일간 가디언이 여론조사업체 ICM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EU 탈퇴 지지율은 53%로 잔류(47%)보다 6%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2주 전 ICM이 발표한 EU 탈퇴(52%)와 잔류(48%) 지지율의 격차 보다 더 벌어졌다. 텔레그래프도 이날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EU 탈퇴 지지율이 49%로 잔류여론(48%)을 앞섰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4월 브렉시트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우리의 여론조사에서 EU 탈퇴 여론이 앞서기는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론조사 전문가 존 커티스 스트래스클라이드대 교수는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EU 탈퇴 평균지지율은 52%로 잔류 48%보다 높았다”며 “EU 탈퇴 여론이 우세를 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국 내 이민자 유입 규모가 예상을 훨씬 웃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EU 탈퇴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주 영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영국으로 유입된 이민자는 역대 두번째로 많은 33만 3,000명을 기록했다. 직전 1년 집계에 비해 9만4,000명이 증가한 규모다. 브랙시트 찬성론자들은 EU에 남을 경우 난민들이 폭발적으로 유입돼 영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국가 정체성을 뒤흔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 사디크 칸 런던시장 등 브렉시트에 반대하면서도 캠페인에 미온적이던 정치인들은 충격에 빠져 ‘EU 잔류가 영국에 도움이 된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반면 브렉시트 찬성론자인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과 나이절 파라지 영국 독립당 대표 등은 “불리한 여론을 뒤집으려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고 역공을 펴고 있다. 현지 여론조사 전문가 린턴 크로스비는 “EU탈퇴 진영의 메시지와 전략이 성공을 거두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투표를 약 1주일 앞둔 상황에서 EU탈퇴 진영이 늦지 않게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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