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일이잖아요. 헌혈이 가능한 70세까지는 계속해서 헌혈할 겁니다.“
두 달에 한 번 꼴로 헌혈을 하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서울동부혈액원 봉사회원 이순우(68ㆍ사진)씨는 13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월남전 참전용사인 이씨는 헌혈 공로를 인정 받아 제13회 세계 헌혈자의 날(14일) 기념식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 표창을 수상한다.
이씨가 약 40년 간 헌혈한 횟수는 총 256번. 1969년 월남전에 파병돼 부상을 입은 전우들을 보면서 헌혈의 필요성을 느낀 게 시작이었다. “전투병으로 갔기 때문에 나도 언제든 다칠 수 있고 죽을 수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부상자를 보면서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면 헌혈을 해야겠구나 생각한 거죠.”
꾸준히 헌혈에 참여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도 적지 않았다. 몇 년 전 헌혈증서 한 장 당 한 팩의 피를 기증할 수 있는 캠페인에 참여, 헌혈증서 52장을 기증해 백혈병 소아 환자들에게 도움을 준 건 뿌듯한 경험 중 하나다.
횟수가 잦다 보니 가족들이 만류할 때도 없지 않다. 행여나 건강에 무리가 올까 우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헌혈에 대한 이씨의 생각은 확고하다. 그는 “피 검사를 통해 문제 없는 피로 확인돼야 헌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건강 관리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 헌혈자의 날 기념식에선 이씨 외에도 백혈병 투병 중이던 친구를 돕기 위해 헌혈을 시작해 총 237회 헌혈을 한 육군 이영진 상사, 교사로 재직하면서 헌혈의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총 232회 헌혈을 실시한 김기선씨, 백혈병에 걸린 지인의 죽음을 계기로 20년 간 168회 헌혈을 실천해 온 치기공사 신원용씨 등이 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게 된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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