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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 모인 서울 10개 사립대 총장 "교육부가 획일적 제도 강제"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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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 모인 서울 10개 사립대 총장 "교육부가 획일적 제도 강제" 성토

입력
2016.06.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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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포럼 창립 행사

명목은 대학의 역할 고민

실제론 옥죄는 정부 정책 비판

일부선 “주요 대학 이너서클”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등 서울 시내 주요 10개 사립대학 총장들이 13일 이례적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명목은 이날 연세대 장기원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1회 미래한국포럼 창립 포럼 참석이었다. 그러나 향후 대학교육 방향, 사립대 자율성 확대, 대학 입시제도 등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교육부와 다른 사립대 및 국ㆍ공립대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날 행사는 대학의 미래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기조 발제에 나선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20~30년 안에 기계가 인간보다 똑똑해지는 시점이 온다”며 “줄세우기식 현행 입시제도와 암기 위주 대학교육 방식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미래 대학의 역할을 함께 고민해나가겠다”고 포럼 출범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 토론 주제는 대학을 옥죄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포럼에 참석한 고려대 서강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총장과 경희대 성균관대 총장 대리 참석자들은 ▦현행 입시제도 ▦학과 구조조정 ▦4차 산업시대 고등교육 ▦대학 자율성 등에 대해 자유 토론을 벌였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공교육 정상화 이름 아래 교육부는 자기 주도의 획일적인 제도를 원하고 이것이 조금만 무너지면 바로 제재가 들어온다”고 꼬집었다.

10개 주요 대학 총장들이 머리를 맞댄 건 각 대학들의 개별적인 시도만으로는 교육부의 반대나 대학정책 관련 여론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총장들은 지난해 6월부터 현행 4년제 대학교육과 대학 자율성, 입시제도 등에 대한 논의를 수 차례 비공개로 진행했고, 이번에 공개 포럼으로 전환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사립대학이 처한 현실적 문제와 그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를 공론화해 시민사회의 의견을 두루 수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요 사립대학들이 ‘이너서클’을 만들었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상황. 주요 10개 대학에 포함되지 않은 한 사립대 교수는 “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별도로 있는 상황에서 주요 10개 대학만 따로 모임을 만들어 나머지 대학을 배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럼 관계자는 “교육부를 압박하거나 주요 대학끼리 담합하기 위해 포럼을 만든 게 아니다”라며 “고등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관심이 있는 총장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논의를 벌이던 모임이 공개 포럼으로 전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럼은 이 달 중으로 사무국을 꾸려 분기별로 한 번씩 정기적으로 공개 포럼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10개 대학 총장들은 매달 모임을 통해 현안을 논의하고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포럼 관계자는 “첫 포럼에서 제기된 여러 가지 화두에 대한 각론을 향후 포럼에서 심도 깊게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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