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수 25만톤 80만명에 공급 가능
계약금 수백억원 역대 최대 규모
LG화학이 바닷물을 걸러 민물로 만드는 중동 지역의 해수담수화 공장에 2만개의 수처리 필터를 공급하는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뽐내고 있는 LG화학은 수처리 필터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LG화학은 13일 오만 소하르 지역에서 소하르 SWRO사가 건설중인 해수담수화 공장의 역삼투압(RO) 필터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소하르 SWRO사는 스페인의 해수담수화 플랜트업체인 ‘발로리자 아구아’가 대주주로 참여하는 회사다. LG화학은 내년 말까지 2만개의 수처리 필터를 공급할 예정이다. 하루 25만톤의 담수를 80만명에게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이는 또 LG화학이 수처리 필터에서 수주한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이다. 교체용 필터 물량까지 포함할 경우 계약 금액은 수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관계자는 “오만 소하르가 위치한 페르시아만 지역은 염분의 농도와 수온이 높아 고성능 필터가 필요한데, 이번 수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유사한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되는 아랍에미리트, 이란 등 다른 중동 국가에서의 추가 수주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고분자 합성 기술과 나노 복합물질 반응 기술을 적용해 기존 필터 제품보다 역삼투압 성능을 최대 30% 향상시켰고, 그 결과 염분 제거율을 99.85%까지 높이는 데 성공했다. 또 산업용수용 필터와 가정용 필터 제조기술까지 자체 개발에 성공하는 등 이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LG화학은 이런 기술력을 앞세워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바레인,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 국가는 물론 유럽, 아프리카, 남아메리카,북아메리카 등 5개 대륙 19개 국가에 수처리 필터를 공급하고 있다.
전세계 수처리 필터 시장은 연간 10%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지난해 1조5,000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2,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수처리 필터 분야를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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