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中 오가며 식량ㆍ식수 조달
일반 어선과 구분 안돼 단속에 어려움
인천 옹진군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 조업 중 나포 작전을 위해 승선한 해경 특수기동대원들을 태운 채 북쪽으로 달아나다 붙잡힌 중국어선은 2개월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불법 조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장기간 불법 조업이 가능한 배경에는 수시로 어선과 중국을 오가는 어획물 운반선이 있다.
13일 인천해양경비안전서 등에 따르면 4월 13일 중국 랴오닝성 둥강에서 출항한 50톤급 목선 A호를 해경이 11일 나포할 당시 이 배에 실려 있던 꽃게와 잡어 등 어획물은 45㎏에 불과했다. 어획물 운반선이 수시로 어선과 중국을 오가며 잡아들인 꽃게 등을 실어 날랐기 때문이다. 운반선은 A호 선원 7명이 먹고 마실 식량과 식수도 날랐다.
중국어선들이 서해 NLL 선상에 장기간 머물며 불법 조업할 수 있는 것은 어획물 운반선 때문이지만 단속은 쉽지 않다. 어선에 비해 도주가 쉬운데다 운반선 여부를 구별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해경 관계자는 “단속을 위해 중국어선 수십척이 몰려있는 곳에 다가가면 가장 먼저 도주하는 배가 운반선”이라고 말했다.
어획물 운반선 1척이 나르는 어획물은 많게는 수십톤에 이르러 중국어선이 우리 해역에서 얼마나 잡아들이는지 파악하는 것도 어렵게 한다.
해경은 A호의 선장 B(48)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나머지 선원 4명은 법무부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로 넘겨져 중국으로 강제 퇴거될 예정이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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