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개입 논란 등 이미지 쇄신 차원으로 풀이
국가정보원이 창설 55주년 기념일(6월 10일)에 맞춰 원훈(院訓)을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로 교체한 사실이 13일 뒤늦게 알려졌다. 벌써 국정원의 4번째 원훈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창설 55주년과 이병호 국정원장 취임 1주년을 맞아 일신하는 각오를 다지고자, 내부 총의를 모아 결정했다”고 말했다. 2012년 대선 개입 논란 등으로 불거진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1961년 중앙정보부로 출범한 국정원의 초대 원훈은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였다. 초대 중정부장인 김종필 전 총리가 지었고, 37년간 사용됐다. 이후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1998년 1월 ‘정보는 국력이다’로 바뀌었고,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0월에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으로 교체됐다. 8년 만에 이전 정부에서 내건 원훈을 바꾼 것이다. 잦은 교체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국정원은 원훈 교체 사실을 먼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국정원은 1998년 도입한 문장(紋章·엠블럼)도 18년 만에 교체했다. 새 엠블럼은 기존의 횃불모양에 태극 문양을 더하고, 횃불 주변을 청룡과 백호가 감싸는 모습이다. 대한민국의 안위와 번영을 추구하는 국정원의 소임과 정신 자세를 표현한 것이라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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