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더위도 상관 없다. 고척스카이돔이 더운 날씨에도 돔구장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국내 최초 돔구장인 고척돔은 올 시즌을 앞두고 문을 열었다. 처음엔 비가 와도 경기를 할 수 있는 돔 구장의 효과만 주목 받았지만, 여름철로 접어 들면서 시원한 구장 내 온도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넥센은 지난 10일 홈 경기 때부터 구장 내에 에어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평일 경기 개시 시간인 오후 6시 30분 기준으로 오후 3시경에는 에어컨 예열을 시작한다. 구장이 워낙 넓어 에어컨을 켠다고 해도 곧바로 시원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예열 시간에는 환풍기를 돌려 온도를 조절한다. 이 때문에 선수들도 훈련 중 더위를 덜 느낄 수 있다. 예열이 시작되고 한 시간 후인 오후 4시부터는 에어컨 가동을 시작한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한여름이 돼 낮에도 온도가 많이 올라가면 에어컨 가동을 더 빨리 할 수도 있다”며 “구장 내 온도를 섭씨 25도 정도로 맞추고 있다. 에어컨을 가동하면서 습기도 줄어들기 때문에 훨씬 더 쾌적한 환경이 조성된다”고 설명했다. 구장이 전체적으로 선선해지면서 관중들도 한결 시원하게 야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선수단의 반응은 조금 엇갈린다. 기본적으로 고척돔에 바람이 불지 않아 워낙 덥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구장 내 바람이 없어 타구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건 선수들이 꼽는 고척돔의 장점이다. 하지만 여름이 되니 선수들은 더 더위를 느끼게 된다.
지난 12일 고척 kt전을 앞두고 만난 넥센 내야수 김하성은 “에어컨을 틀고 나서는 훨씬 시원해 경기에 집중도 잘 된다. 이전에는 바람이 안 부니까 땀이 정말 엄청 났다. 실내에서 배드민턴을 치는 것처럼 땀이 많이 나서 찜찜했는데 (에어컨 가동 후) 시원한 상태에서 경기를 하게 돼 더 좋다”고 설명했다. 박철영 넥센 배터리 코치도 “선수들이 뛰기에도 고척돔이 (타 구장에 비해) 훨씬 좋을 것이다. 햇빛이 없는 데다 선선한 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또 다른 선수는 “실내이기 때문에 열이 빠지지 않아 정말 덥다”라며 “경기에 나가 뛰면 열이 확 올라와 에어컨만으로는 시원해지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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