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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교체한 미얀마 문민정부 ”이젠 가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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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교체한 미얀마 문민정부 ”이젠 가난 극복”

입력
2016.06.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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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극복하고 소수민족 지역을 개발하는 것이 새 정부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미얀마 집권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한타민(68ㆍ사진) 중앙집행위원회 경제위원장은 지난 4월 출범한 문민정부의 최대 과제로 빈곤 퇴치와 소수민족 지역 개발을 꼽았다. 지난 6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공적개발원조(ODA) 취재차 미얀마를 찾은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국내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고 당의 우선 순위”라며 이 같이 말했다. 전기 엔지니어 출신인 한타민 위원장은 1988년 NLD 결성 당시부터 아웅산 수치 여사(현재 외무장관 겸 국가자문역)와 함께 하며 미얀마 민주화를 이끈 인사다.

미얀마는 지난해 11월 NLD의 총선 승리로 54년간의 군부 독재에 마침표를 찍긴 했으나 민주화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1인당 국민소득 1,270달러(2014년 기준)로 세계 최빈국에 속하는 가난과 130여개 소수민족과의 갈등이란 난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군부가 재집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부담을 안고 출범한 미얀마 신정부도 최근 각 부처별로 ‘100일 계획’을 내놓으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타민 위원장은 “우리나라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뿐 아니라 기술의 투입이다”며 당장의 성과보다는 안정적인 성장 동력 확보에 무게를 뒀다. 세계 각국이 미얀마의 잠재성을 겨냥해 원조를 늘리거나 투자 러브콜을 보내는 데 대해 무분별한 외자유치 보다는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의 길을 찾겠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올해 미얀마를 중점협력국으로 지정해 무상원조 규모를 지난해(1,300만달러) 보다 1,000만달러 증액한 2,300만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일본은 2014년 한 해에만 2억달러를 지원했고, 중국도 각종 인프라 개발로 막대한 원조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타민 위원장은 “한국과 일본은 매우 선진적 농업 경제를 갖고 있다”며 “이런 기술을 배워오는 것이 자본을 빌려오는 것 보다 훨씬 중요하다”며 기술 이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런 요구를 반영해 코이카도 7일 수도 네피도 예진 지역에 ‘수확 후 관리기술연구소’ 착공식을 가졌다. 농산물 수확 후 유통 과정에서 최대 40%까지 발생하는 손실률을 줄이기 위해 저장ㆍ가공ㆍ포장 기술을 연구ㆍ교육하는 기관을 설립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 450만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착공식에서 참석한 아웅 뚜 농축산관개부 장관은 “농업은 미얀마 국내총생산의 28%, 수출의 24%를 차지하는 핵심적인 분야”라며 코이카의 지원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양곤대 총장 출신으로 신정부 출범과 함께 농업축산관개부 장관에 오른 그는 “2021년까지 농업 생산량을 지금의 2배로 늘리고 싶다”고 개발 의지를 드러냈다. 아웅 뚜 장관은 이달 말에는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으로 우리나라를 찾아 미얀마 농산물 수출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김인 코이카 전략기획이사는 “미얀마 민주화의 이정표를 세운 미얀마 신정부가 이제 본격적인 경제 개발의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며 “전 세계가 미얀마의 경제 개발과 민주화 향배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피도=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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