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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충북 선비들의 문집, 한 권 책으로

입력
2016.06.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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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대 호서문화연구소가 발간한 충북의 문집해제 표지.
영동대 호서문화연구소가 발간한 충북의 문집해제 표지.

충북 선비들의 문집을 한 데 모은 책이 나왔다.

영동대 호서문화연구소(소장 임동철)는 충북과 관련 있는 유학자들의 문집을 총망라한 ‘충청북도 지역의 문집 해제’를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총 1,000쪽 분량의 이 책엔 고려 말 문신인 정추(1333~1382)의 ‘원재집’부터 구한말 유학자인 김우(생년 미상)의 ‘강남예설’까지 총 250개의 문집이 시대순으로 실려있다. 저자는 모두 충북과 인연이 있는 유학자다. 고려 말부터 1910년 이전까지 충북에서 태어나 성장하거나 일정 기간 머문 인물들이다.

각각의 문집에는 저자의 삶과 사상, 서지학적 가치, 편찬·간행 과정에 관한 설명이 상세하게 수록돼있다. 특히 저자의 충북에서의 행적과 지역 관련 자료들을 자세히 소개한다.

연구소측이 이 책자를 발간한 것은 문집의 가치를 재조명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옛 선비들이 남긴 문집은 전통 시문학의 진면목을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자료다. 또한 개인의 사상과 삶은 물론 당대의 정치·경제, 사회·문화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귀한 자산으로 평가된다.

연구소측이 문집해제 책자를 만들기 위해 수집한 문집들.
연구소측이 문집해제 책자를 만들기 위해 수집한 문집들.

책자가 나오는 데는 꼬박 4년이 걸렸다. 연구소 소속 연구원들과 지역 대학 교수 등 11명이 2012년부터 수천 편의 문집을 수집·조사하고 편찬하는 일에 몰두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필사본들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임동철 소장은 “이 도서가 문집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충북의 역대 지성들에 대한 연구와 지역 정체성을 정립하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동대 호서문화연구소는 1910년 일제 강점기 이후 충북에서 출생한 인물의 문집 조사도 추진할 예정이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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