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국의 아버지를 소재로 한 힙합 뮤지컬 ‘해밀턴(Hamilton)’이 미국 연극ㆍ뮤지컬 분야의 아카데미상 격인 토니상 시상식에서 11개 부문을 석권했다.
12일 뉴욕 비컨극장에서 열린 70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해밀턴은 뮤지컬 부문 최우수작품상ㆍ남우주연상ㆍ감독상ㆍ음악상ㆍ의상상ㆍ조명디자인상 등 11개 부문 상을 받았다. 토니상 역사상 가장 많은 1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던 ‘해밀턴’은 무대디자인상과 여우주연상 등을 놓쳐 2011년 뮤지컬 ‘프로듀서’가 세운 최다관왕 타이 기록(12개)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8월 개막한 해밀턴은 브로드웨이를 강타하고 있는 화제작.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 초대 국무장관 겸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 등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을 다룬 뮤지컬로 이미 그래미상과 퓰리처상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재즈, 블루스 등을 가미한 힙합 뮤지컬로 활력과 재기발랄함이 특징이다. 암표마저 동이 나 위조표가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정상적인 표 구매가 어려워지자 제작사는 내년 2~5월 티켓 가격을 최고 849달러(98만4,000원)로 올리는 대신 저소득층 관람을 확대하기로 해 화제가 됐다.
이 작품의 대본을 쓰고 작곡한 것은 물론 타이틀롤인 해밀턴까지 연기한 린-마누엘 미란다는 작곡상과 대본상을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해밀턴’의 또 다른 주인공 애런 바 역의 레슬리 오돔 주니어에게 돌아갔다.
퓰리처상을 받은 작가 앨리스 워커의 동명 소설이 바탕인 뮤지컬 ‘더 컬러 퍼플’은 뮤지컬 부문 베스트 리바이벌 뮤지컬 상, 여우주연상(신시아 에리보)을 가져갔다. 연극 부문에서는 ‘더 휴먼즈’가 최우수 작품상 남녀 조연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연극 남우주연상은 ‘더 파더’의 프랭크 란젤라, 여우주연상은 ‘밤으로의 긴 여로’의 제시카 랭이 받았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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