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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DNA’ 아드리아노 vs ‘왼발의 스페셜’ 티아고… 최고 外人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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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DNA’ 아드리아노 vs ‘왼발의 스페셜’ 티아고… 최고 外人은?

입력
2016.06.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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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성남 티아고가 매서운 기세를 뽐내고 있다. 시즌 11골로 정규리그 득점 선두인데 모두 왼발로만 넣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올 시즌 성남 티아고가 매서운 기세를 뽐내고 있다. 시즌 11골로 정규리그 득점 선두인데 모두 왼발로만 넣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티아고는 볼이 없을 때는 그냥 서 있는 선수나 마찬가지다. 티아고에게만 볼이 안 가게 막으면 돼.”

김학범 성남FC 감독은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할 때 상대편이었던 티아고(23) 봉쇄법을 이렇게 주문했다. 그가 보기에 티아고는 볼이 없을 때는 거의 움직임이 없는 ‘반쪽 선수’였다. 김 감독은 포항에서 방출되다시피 나온 티아고를 스피드와 슛 능력을 믿고 영입했지만 주변에서는 반신반의했다. 아드리아노(29)는 대전 시티즌에서 뛰던 2014년, K리그 챌린지(2부)에서 27골을 넣으며 팀의 클래식(1부) 승격을 이끌었다. 작년 여름 FC서울로 이적할 때 “챌린지와 클래식은 레벨이 다르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기우였다. 두 외국인 선수는 자신을 향한 의문 부호를 올 시즌 확실한 감탄 부호로 바꿔놓았다.

티아고는 정규리그 11골로 득점 선두다. 아드리아노는 정규리그 8골로 2위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1골로 득점왕을 예약했다. FA컵 4골까지 포함하면 올 시즌 23골을 기록 중이다.

아드리아노는 올 시즌 정규리그와 ACL, FA컵 합쳐 모두 23골을 넣는 기록적인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아드리아노는 올 시즌 정규리그와 ACL, FA컵 합쳐 모두 23골을 넣는 기록적인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둘의 스타일은 뚜렷하게 대비된다.

아드리아노는 볼 터치와 골 감각이 뛰어나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특별한축구 DNA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 티아고는 빠른 스피드와 날카로운 왼발이라는 확실한 장점을 지녔다.

아드리아노는 23골 중 오른발로 18골, 왼발로 5골을 만들었다. 오른발이 많지만 왼발로도 심심찮게 득점했다. 반면 티아고는 왼발로만 11골을 넣은 스페셜리스트다. 코너킥으로도 직접 2골이나 넣었다. 코너킥 득점은 K리그 통산 20번 밖에 안 될 만큼 진귀한데 혼자 2골을 기록한 선수는 티아고 뿐이다.

이들 모두 후반에 강한 해결사다.

아드리아노는 23골 중 후반에 16골을 몰아쳤다. 이 중 후반 30분 이후(연장 포함)에 7골을 넣었다. 티아고도 11골 중 8골을 후반에 꽂았는데 후반 시작부터 30분 사이에 6골로 가장 많이 득점했다.

전문가들은 “공격수는 이기적이어야 한다”고 종종 말한다.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지나칠 정도로 강해야 스트라이커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아드리아노와 티아고는 슛 욕심이 많고 정확도도 뛰어나다.

티아고는 정규리그 13경기에서 29개의 유효슈팅(문전으로 향하는 슈팅)을 날렸다. 경기당 유효슈팅이 2.231개로 울산의 코바(28ㆍ2.692개) 다음으로 많다. 아드리아노는 13경기에서 23개를 때려 경기 당 1.769개다. 서울에 뛰어난 공격수들이 많아 슛 기회가 분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은 숫자가 아니다.

올 시즌은 이제 3분의 1을 소화했다. 이들이 반짝 활약에 그치지 않고 후반기까지 롱런하려면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 앞으로 수비의 집중 견제가 심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서울은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FA컵 세 마리 토끼를 좇고 있어 아드리아노는 체력 관리가 필수다. 최용수 감독은 최근 “아드리아노가 초반과 비교해 패스 받으러 나오는 움직임이 줄었다. 상대의 빡빡한 수비를 이겨내면 특별한 선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평범한 선수가 될 것이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김학범 감독도 “티아고는 부족한 점이 많다. 볼 간수 능력이 떨어지고 수비 가담도 약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특기인 프리킥도 “위로 뜨는 경향이 많아 장거리 프리킥은 유리하지만 짧은 거리는 부정확하다. 더욱 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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