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다짜고짜 ‘I feel lonely’라고 하면 남편은 당황스럽다. 아내의 ‘우리 얘기 좀 해요’(Darling, can we talk?)만 들어도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는 남편도 많다. 감정 표현은 쉽지 않지만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해야 뒤탈도 없다. ‘I am lonely’보다는 ‘I feel lonely WHEN you stay at work late every night.’처럼 상황이나 배경을 덧붙이는 것이 낫다.
따라서 ‘I felt embarrassed when you told my girlfriend how we were pinching pennies.’ 같은 문장처럼 ‘I feel ~ when ~’구조나 ‘I liked it when you ~’ 같은 간접적인 감정 표현이 효과적이다. 흔히 자신의 처지에서 말하는 문장체 ‘I'm angry’는 소위 (1)I message이고, ‘You have a problem’ 식의 표현은 (2)You message라고 한다. (1) 스타일의 문장은 자기중심적 표현이기 때문에 문제 원인과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게 된다.
이를 피하는 방법이 바로 ‘When ~, I ~’로 말하는 것인데, 상대의 언행에 비난이나 책임을 지우는 게 아니라 더 객관적 설명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I was surprised when you said that’은 화가 났다는 표현보다는 당황했다는 간접 표명이 된다. ‘I'm angry’나 ‘I feel hurt’의 단문식 감정 표현보다는 ‘when you ~’ ‘if you ~’처럼 이유를 대면 상대를 덜 자극하게 되고 ‘I'd prefer ~’처럼 방법까지 제시하면 더욱 좋다.
어느 직장에서나 동료의 빈번한 간섭이나 끼어들기가 있다. 이때 동료에게 ‘I'm angry’라고 말하는 대신 ‘I lose my concentration when you come in to ask a question, and I don't like it. Please don't interrupt me when I am working unless it is urgent.’라고 말하면 구구절절 다소 긴 문장이지만 왜 화가 나고 무엇이 문제인지 밝혔기 때문에 감정 표현도 되고 해결책도 제시된다.
굳이 직설적으로 분노의 표현을 하고 싶다고 ‘I'm hurt and angry about what you said the other day.’라고 말하면 감정의 골이 깊어질 것이다. 이어서 ‘This is a difficult situation for me and I don't appreciate being misinformed.’까지 말하면 상대가 알아서 ‘Thank you for explaining, that makes a lot of sense.’라고 응답해 줄 것이다.
영어에서 angry와 유사한 형용사가 100가지에 이르는데 이는 분노의 등급이 그만큼 다양하고 섬세하다는 뜻이다. ‘I'm mad’처럼 흔한 말이지만 해석의 여지가 많은 표현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I'm irritated’‘I'm annoyed’ 처럼 표현하는 것이 낫다. 그리고 ‘I'm pissed off’처럼 금방이라도 사람을 공격할 정도의 분노를 알아듣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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