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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 일상화’ 제지업체들 과징금 1,039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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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 일상화’ 제지업체들 과징금 1,039억

입력
2016.06.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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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제지업체들이 이중 담합을 통해 구매가격을 후려치고 판매가격은 높게 유지하며 양쪽으로 이익을 챙기다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1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골판지 및 인쇄ㆍ신문용지 등을 담합한 아세아제지 신대양제지 등 45개 제지사에 1,039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 중 42곳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올해 3월 골판지 담합 사건으로 12개 제지사에 과징금 1,108억원이 부과된 것을 포함하면, 올해만 제지업체에 2,000억원이 훨씬 넘는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세아제지 등 18곳은 골판지 고지(압축장에 수거된 폐지) 구매가격을 ㎏당 10~30원씩 낮추기로 합의하고, 업체끼리 뭉쳐 구매 가격을 통일했다. 또 한솔제지 등 8개 회사는 같은 방식으로 인쇄ㆍ신문 고지 구매단가를 ㎏당 10~50원씩 낮췄다. 통상 고지 거래가격은 ㎏당 150~200원 수준이다. 이처럼 구매가격을 낮추기로 담합한 구매담합이 공정위에 단속된 것은 이례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많이 사면 가격을 할인해 주는 단순 공동구매와 차원이 다르다”며 “시장 특성상 고지 업체들이 이들 제지업체에 팔지 않으면 다른 곳에 팔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구매시 담합했던 제지사들은 팔 때는 비싸게 팔기로 입을 맞췄는데, 태림포장 등 18개사는 원단(원지를 합쳐서 만든 골판지) 하한선을 설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판매가격을 10~25% 올렸다. 또 16개 골판지 상자 제조사는 대기업 등에 납품하는 가격을 담합해 값을 실제 4~26% 높이기도 했다.

공정위는 “제지업체들이 50~90%의 시장점유율을 무기로 담합해, 시장에서 매우 심각한 경쟁 제한을 초래했다”며 “구매담합으로 원재료 공급자 소득을 감소시켰고, 판매담합을 통해 최종생산물 가격상승에 영향을 미쳐 소비자 손실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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