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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민정책 실패” 클린턴 “총기규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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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민정책 실패” 클린턴 “총기규제 강화”

입력
2016.06.1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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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美 대선 구도

IS연계 여부따라 유불리 갈릴 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 올랜도 총기테러를 비난하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말을 하고 있다. 이번 테러가 대선에 민주당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듯 오바마 대통령의 어두운 표정이 어둡다. A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 올랜도 총기테러를 비난하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말을 하고 있다. 이번 테러가 대선에 민주당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듯 오바마 대통령의 어두운 표정이 어둡다. AP 연합뉴스

12일 새벽 터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총기테러로 미국 대선 정국이 또다시 요동을 칠 전망이다. 범행의 배후로 이슬람국가(IS)가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진영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총기규제와 관련한 이슈에서는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해석도 만만치 않다. 결국은 민주당의 총기규제와 공화당의 이민자 대책이 대선의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아프가니스탄 이민자 배경을 지닌 범인의 소행으로 밝혀지자마자 “무슬림 입국금지라는 나의 말이 맞았다”며 기세를 올렸다. 그는 이어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테러를 막지 못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즉각 사퇴하라고 공격했다.

트럼프의 잇단 실언으로 고민하던 공화당도 오바마 정권의 구멍 뚫린 대 테러대응에 대해 공격의 고삐를 쥘 태세다. 이번 사건을 정책 실패사례로 활용, 오바마와의 정책적 차별화를 선명히 드러내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또 본선에서 트럼프와 맞붙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는 ‘오바마=클린턴’이라는 프레임을 내거는 방법으로 공세를 펼 전망이다.

지난해 8월 경선 이후 올해 5월까지 도널드 트럼프의 공화당 최종 후보 확률 변화. 지난해 9월 초 샌버나디노 테러 직후 확률이 높아지는 추세가 뚜렷하다. 자료: 라스무센
지난해 8월 경선 이후 올해 5월까지 도널드 트럼프의 공화당 최종 후보 확률 변화. 지난해 9월 초 샌버나디노 테러 직후 확률이 높아지는 추세가 뚜렷하다. 자료: 라스무센

이런 측면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실질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클린턴 진영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임기 말인데도 50%대 지지율을 기록 중인 오바마 대통령 후광에 기대는 전략을 펴는 클린턴 전 장관으로서는 현 정부의 테러대응 체계가 허점을 드러낸 만큼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이 당초 15일 클린턴 전 장관과 함께 나설 예정이던 위스콘신 주 유세를 무기 연기한 것도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하는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때문에 이날 트위터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기다리고 있지만 이러한 끔찍한 행위로 인해 영향을 받은 사람들과 내 마음은 함께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클린턴 진영도 무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 캠프에서는 테러 대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동시에 '총기규제론'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무분별하게 총기판매와 소지를 허용한 것이 무려 49명의 희생을 야기한 대형참사로 이어진 주요한 원인이 됐다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도다. 이에 클린턴 전 장관은 13일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총기 로비의 덫에 갇혀서는 안 된다”며 백악관 입성 시 ‘비행 금지 명단’에 포함된 인물의 총기 구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기 관련 로비를 주도하는 미국총기협회(NRA)로부터 공식 지지를 받는 트럼프에 맞불을 놓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급진적 이슬람주의와 연계된 테러로 결론 난다면 총기규제론은 먹혀 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트럼프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슬람에 대한 경계심을 다시 강조하고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오히려 역풍을 맞을 공산이 높다는 지적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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