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체 전 마지막 활동이 된 포미닛의 '싫어' 무대. 한국스포츠경제DB
[한국스포츠경제 심재걸] K팝의 한 축을 맡았던 걸그룹 포미닛도 '7년의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2009년 데뷔해 7년간 걸그룹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포미닛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멤버 현아를 제외하고 남지현, 허가윤, 전지윤, 권소현 등과 재계약하지 못했다. 포미닛은 지난달부터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거취를 놓고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소속사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현아만 유일하게 재계약했다.
네 멤버가 새 둥지로 떠나게 됨에 따라 포미닛 역시 해체가 불가피해졌다. 지난 2월 발매된 일곱번째 미니앨범 '액트 세븐(Act. 7)', 타이틀곡 '싫어'가 포미닛의 마지막 활동곡이 됐다.
2000년대 초반 '아이돌은 데뷔 5년째에 해체되고 만다'는 말은 마치 저주처럼 가요계를 떠돌았지만 이제 '7년의 저주'로 뒤바뀌었다. 올해만 해도 2NE1, 비스트에 이어 포미닛까지 잇따라 멤버 이탈 혹은 해체를 겪게 됐다. 포미닛과 비슷한 무렵에 등장한 걸그룹 애프터스쿨과 시크릿 등도 오랫동안 팀 활동을 멈추고 있는 상태다.
비스트는 데뷔 7년을 맞았던 올해 장현승의 탈퇴 소식을 전했다. 당분간 비스트는 윤두준, 이기광, 양요섭, 용준형, 손동운 등 5인 체제로 움직인다. 비스트와 데뷔 동기 2NE1 역시 막내 공민지가 팀을 떠나면서 '저주'에 동참했다. 2년 전 박봄의 마약 밀반입 사건 이후 2NE1은 정상적인 활동을 못하고 있는데 올초부터 흘러나오던 공민지의 탈퇴설은 결국 현실이 됐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카라도 데뷔 7년째에 위기를 겪었다. 카라는 니콜과 강지영이 잇따라 팀을 떠났고 원더걸스는 결혼한 선예가 연예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소녀시대 역시 그 해 멤버 제시카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과거에는 멤버간 불화나 소속사와 갈등이 팀 붕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표준계약서가 주된 원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계약서는 장기 계약, 이른바 '노예계약'을 방지하면서 가수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장치다. 이제는 오히려 그룹 수명을 단축시키는 도구가 됐다. 중국인 멤버와 6년 계약한 미쓰에이도 최근 지아가 떠나며 해체 기로에 섰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포미닛은 팀워크가 좋은 대표적인 걸그룹인데 안타깝다. 계약기간만 길었어도 지금 해체될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애초에 '노예'는 없었는데 감정적으로 여론이 형성된 측면이 있다. 이제는 가수를 위해서라도 계약 기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때"라고 바라봤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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