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소외계층이 10%ㆍ70명 넘는 학교 선행학습 허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소외계층이 10%ㆍ70명 넘는 학교 선행학습 허용

입력
2016.06.12 20:00
0 0

전체 중ㆍ고교의 30% 이상 해당

교육부,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대통령 대표공약 유명무실해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교육부가 박근혜정부의 대표 교육 공약인 선행학습 금지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학습 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선행학습 금지 원칙이 2014년 9월 학교 현장에 적용된 뒤 후퇴에 후퇴를 거듭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12일 저소득층 밀집 지역이나 도서 벽지 학교에서 오는 2학기부터 방과후 선행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한 선행학습 금지법 개정안이 19대 국회를 통과한 데 따라 저소득층 밀집 학교 지정 기준을 새롭게 마련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교과서 대금과 입학금 등을 지원 받는 교육급여 수급권자 ▦한부모가정 자녀 ▦북한이탈주민 자녀 ▦다문화가정 자녀 등이 전체 재학생의 10% 이상이거나 70명 이상인 학교는 저소득층 밀집 학교로 지정될 수 있다. 지정된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방과후 선행학습이 가능해진다. 교육부는 이번 개정안으로 전체의 30% 이상 학교가 방과후 선행학습 가능 학교 지정 대상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법 개정안에는 또 고등학생의 경우 방학 중 학교에서 선행학습을 시킬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선행학습 금지법이 이미 유명무실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선행학습 금지법은 박근혜 대통령의 교육 공약으로, 초중고교에서 해당 학년 교육과정을 벗어난 내용을 가르치거나 시험에 출제하지 못하도록 한 법이다.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고 공교육 파행을 막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학생들이 선행학습이 금지되지 않은 사교육 시장으로 몰리게 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 돼 왔다. 실제로 교육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학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과외ㆍ학원ㆍ학습지ㆍ인터넷강좌)는 전년(24만2,000원)보다 1%(2,000원) 오른 24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9년(24만2,000원)부터 2012년(23만6,000원)까지 지속적으로 줄다가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2013년(23만9,000원)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선행학습 금지법이 노린 사교육비 감소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법 무용론이 제기된 상태였다. 게다가 정부는 법 시행 초기부터 초등학교 1, 2학년의 방과후 영어 수업을 허용하고, 학원의 선행교육을 적극적으로 감독하지 않는 등 사실상 손을 놓았다는 지적도 이어져 왔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사교육 업체의 과도한 선행학습을 적극적으로 규제하고 줄세우기식 교육 제도 전반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데 정부는 근시안적인 시행령 개정안만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