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성 정체성을 남성과 여성이 아닌 ‘제3의 성’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미국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미 CNN방송과 시사주간 타임 등에 따르면 미 오리건 주 멀트노마 카운티 지방법원은 10일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제이미 슈프(52)의 청원을 받아들여 그가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을 뜻하는 ‘넌 바이너리(Non-binary)’로 성을 표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바이너리(binary)는 통상 ‘두 개’를 뜻하는 단어로 법률적으로는 남성과 여성을 의미한다.
2000년대 초반 중사로 미 육군을 전역한 슈프는 2013년 성전환 수술과 이후 호르몬 처방 등을 통해 여성으로 완전히 성전환을 마친 상태다. 하지만 슈프는 “생물학적으로 남자로 태어난 후 성 정체성은 여성으로 이어져왔다”며 “남성과 여성으로 혼재된 삶을 살아온 만큼 스스로 제3의 성으로 인식하게 됐다”고 말해왔다. 이에 슈프는 지난 4월 통상적인 두 가지 성 분류에서 벗어난 새로운 성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법원에 요청했고 마침내 승인을 받아냈다. 재판부는 “슈프의 요청을 승인해선 안 된다고 할만한 정당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라며 제3의 성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