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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날’ 정대현-정동현 동반 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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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날’ 정대현-정동현 동반 호투

입력
2016.06.1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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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정동현이 10일 광주 삼성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KIA 제공
KIA 정동현이 10일 광주 삼성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KIA 제공

형제 투수가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나란히 선발 등판한 날 형도, 동생도 모두 잘 던졌다. 그러나 형은 호투를 펼치고도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고, 동생은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최고의 투구로 값진 승리를 챙겼다. 새 이정표를 세운 형제는 정대현(25ㆍkt)과 정동현(19ㆍKIA)이다.

형이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아쉬움을 동생이 달랬다. 정동현은 10일 광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을 5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 막고 팀의 4-0 영봉승을 이끌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35㎞로 빠르지 않았지만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던져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또 볼넷을 1개 밖에 내주지 않을 정도로 정교한 제구력을 뽐냈다. KIA 구단 사상 고졸 신인이 데뷔 첫 승을 거둔 것은 2002년 4월9일 김진우(광주 현대전) 이후 14년 만이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올해 KIA 유니폼을 입은 그는 지난 2일 LG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3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고, 5일 넥센전 역시 1이닝 무실점으로 이날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정동현은 고졸 신인 답지 않게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4회초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특히 3회초 1사 1ㆍ2루에서 3번 이승엽과 4번 최형우를 각각 우익수 뜬 공, 좌익수 뜬 공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친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 팀 타선이 4회말 2점을 내준 뒤 5회초에 맞은 1사 2루 위기에서 테이블 세터 배영섭과 박해민을 모두 외야 플라이로 잡았다. KIA는 8회말에 2점을 추가해 쐐기를 박았고, 결국 4점차 승리를 거뒀다.

kt 정대현의 역투 모습. kt 제공
kt 정대현의 역투 모습. kt 제공

형도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정대현은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 역투를 펼쳤다. 1회말부터 선제 실점을 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이후 나머지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형도 동생처럼 직구 최고 시속은 138㎞에 그쳤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를 곁들여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총 투구 수는 99개.

정대현은 팀이 3-1로 앞선 7회말 6번 이택근과 7번 김민성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고 마운드를 왼손 계투 요원 홍성용에게 넘겼다. 홍성용은 8번 지재욱과 9번 대타 채태인을 투수 땅볼, 좌익수 뜬 공으로 잡고 급한 불을 끄는 듯 했다. 그러나 1번 서건창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에 몰렸고, 2번 고종욱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단숨에 3-3 균형이 맞춰지면서 정대현의 시즌 2승은 물거품 됐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연장 10회말 정근우의 끝내기 안타로 LG를 2-1로 꺾었다. 두산은 잠실에서 롯데를 5-3으로 꺾고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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