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무대에서 한국 빙상의 입지가 한 단계 높아지는 계기가 마련됐다.
김재열(48)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 10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열린 제56차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총회에서 2년 임기의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김 회장은 97표를 얻어 중국 쇼트트랙 간판스타 출신 양양A(102표)의 뒤를 이었다.
ISU 집행위원은 전 세계 빙상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최고 고위직이다.
ISU 정관에 따르면 집행위원은 ▲ISU 조직과 전략에 대한 전반적인 조정 ▲ISU 경기 개최지 결정 ▲ISU 예산 및 회계 검토 ▲회원국 승인 ▲총회 의제 결정 등의 권한이 있다. 권한이 큰 만큼 ISU는 집행위원과 각국 빙상연맹 회장을 겸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총회를 마치고 귀국하면 빙상연맹 회장직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빙상연맹은 이사회를 통해 차기 회장 선거 절차를 논의한 뒤 8월께 신임 회장 선거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이 ISU 집행위원으로 선출되면서 한국 빙상은 국제 대회 유치 등에탄력을 받게 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김 회장은 이번 ISU 총회에 앞서 지난 8일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및 동계 패럴림픽 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 집행위원회에서 국제 부위원장으로도 추대됐다.
조직위에서 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각국 올림픽위원회(NOC), 각 경기 단체 등과 국제 업무를 총괄하는 ‘콘트롤 타워’ 역할을 맡았는데 ISU 집행위원까지 하면서 국내 빙상계의 ‘국제통’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김회장이 국제 스포츠 무대에 발을 넓혀가면서 자연스럽게 IOC 위원직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ISU 집행위원을 시작으로 인맥을 넓힌 뒤 ISU 수장 등을 거쳐 IOC 위원을 향한 걸음을 재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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