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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연속에 그룹 총체적 난국… 호텔롯데 상장도 물건너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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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연속에 그룹 총체적 난국… 호텔롯데 상장도 물건너갈 위기

입력
2016.06.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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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롯데그룹 본사와 신동빈 회장 집무실, 주요 계열사 등 17곳을 압수수색한 10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앞에 취재진이 몰려 검찰 수사관들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bwh3140@hankookilbo.com
검찰이 롯데그룹 본사와 신동빈 회장 집무실, 주요 계열사 등 17곳을 압수수색한 10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앞에 취재진이 몰려 검찰 수사관들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지난해 7월 불거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가운데 잇따른 악재가 터지면서 롯데그룹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롯데마트, 롯데홈쇼핑, 롯데면세점 등 주요 계열사의 악재에 이어 검찰의 칼날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안방까지 뻗치면서 창사 이래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롯데마트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전현직 임원들이 사법 처리 대상에 올라있고, 롯데홈쇼핑은 재승인 심사 때 허위 사실을 보고해 방송 중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여기에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롯데면세점의 입점 비리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롯데그룹의 미래가 걸린 호텔롯데의 상장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서는 호텔롯데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일정이 이미 한 차례 연기된 데다 검찰 수사가 그룹 전체로 확대되면서 상장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당초 이달 말 예정됐던 호텔롯데 상장은 신영자 이사장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롯데면세점 입점 대가로 15억원의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다음달 21일로 연기됐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이미 정정된 유가증권신고서에 이번 압수수색 관련 정보를 추가 기재하려면 상장 일정이 또 연기된다”고 말했다.

호텔롯데 상장은 시간에 쫓기고 있다. 예비심사를 통과한 날(1월 28일)로부터 6개월 안에 상장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상장이 무산되면 처음부터 절차를 다시 밟아 재도전할 수 있지만 전방위적인 검찰 수사가 시작돼 향후 일정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다음달 내에 상장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고 결론이 나온 이후에야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본격적인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나서려 했던 신동빈 회장의 구상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검찰 수사를 통해 그룹 차원의 비자금 조성, 신 이사장의 금품 수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롯데면세점은 오는 12월 결정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사업권 입찰에서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 면세사업권을 잃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이번 재입찰에서 부활의 기회를 노려왔다.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는 실제 롯데의 사업 차질로 연결되고 있다. 이날 롯데케미칼은 미국 화학업체 액시올의 인수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액시올은 소금 전기 분해로 석유화학 기초연료를 생산하는 클로르 알칼리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연매출 4조원 규모의 대형 업체다. 롯데케미칼은 “인수 가격에 이견이 있었고, 롯데가 직면한 어려운 국내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수 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총체적 난국의 롯데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영장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우리도 언론 보도를 보고 내용을 파악하고 있어 답답하다”면서 “호텔롯데 상장은 공개적으로 약속한 만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검찰 압수수색 이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일선 직원들도 우왕좌왕하고 있다. 본사의 한 직원은 “계열사에서 계속 안 좋은 일이 터졌는데 본사마저 검찰이 들이닥치니 일이 손에 안 잡힌다”며 “입사 이후 이렇게 분위기가 안 좋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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