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념과 발전 부푼 기대 서두르다 생채기 날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념과 발전 부푼 기대 서두르다 생채기 날라

입력
2016.06.10 20:00
0 0

1,400억대 평화생태공원ㆍ야구장 개발

경기 화성시는 미 공군 사격장으로 쓰였던 매향리 농섬 일대를 2018년까지 ‘생태평화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전쟁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희망의 땅으로 가꾸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농섬에 360도 전망대 등을 설치하는 구상이 포함돼 회복 중인 생태계를 다시 짓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화성시는 지난 8일 우정읍 매향리 24만2,689㎡에 국내 최고ㆍ최대 규모의 유소년 야구장 ‘화성드림파크’를 건립하기로 하고 착공식을 했다고 10일 밝혔다. 매향리를 국내 청소년 야구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당찬 포부다. 사업비 314억 원이 투입되는 드림파크는 리틀야구장 4면, 주니어야구장 3면, 여성야구장 1면 등 모두 8면 규모로 내년 3월쯤 완공된다.

야구장 주변 해안과 농섬 등 57만8,237㎡은 평화생태공원으로 새 단장된다. 시가 1,100억 원을 들여 2018년쯤 문을 여는 공원은 크게 해안들판, 평화정원, 매화언덕, 열린 숲, 농섬 등으로 구분된다. 해안들판(12만2,962㎡)에는 생태습지와 염생습지, 패치필드, 마을 숲, 허브원 등 생태서식지와 순례길, 경관작물 재배지, 스케이트장 등이 들어선다. 과거 미군이 사용하던 건물 6개 동은 옛 군사기지 명칭을 딴 ‘쿠니 메모리얼가든’과 ‘쿠니 센터’ 등으로 변신해 과거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으로 남는다.

화성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이런 방향성에 일단 찬성한다. 과거 아픔을 씻기 위한 보상으로 공원을 만들겠다는 시의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세부 구상에 대해선 걱정도 내비친다. ‘농섬과 염생습지원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이 스스로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 준다’는 공원 추진 전략과는 모순된 시설물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농섬에 설치하겠다는 360도 전망대‘폴리(Folly)’와 데크다. 자연정화를 방해할 인공 시설물을 농섬에 세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환경단체들은 공사 시작과 동시에 새들은 떠나고 둥지와 알은 짓밟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한철(39)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매향리 역사와 문화, 사람들, 자연 이야기에 멸종 위기종을 살려낸 주민과 화성시의 노력을 알게 된다면 매향리를 평화와 생태를 중시하는 명품 마을이라 칭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시는 확정된 계획은 아니다고 한발 물러섰다.

김동열 화성시 지역개발과 복합도시개발팀장은 “주민들이 꾸린 협의체의 의견을 반영해 실시설계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폴리 등은 기본구상 단계에서 거론된 방안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