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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표 ‘밥 번개’가 제주를 춤추게 한다

입력
2016.06.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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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제주 감독이 6일 FC서울 원정에서 김호남이 골을 터뜨리자 얼싸안으며 환호하고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조성환제주 감독이 6일 FC서울 원정에서 김호남이 골을 터뜨리자 얼싸안으며 환호하고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밥 심’은 제주 선수들을 펄펄 날게 만든다. 긴 말도 필요 없다. 마산 출신인 조성환(46)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의 굵고 짧은 한 마디면 된다.

“너 나랑 밥 묵자.”

제주는 지난 6일 FC서울 원정에서 1-0으로 앞서다가 1-3으로 뒤집혔다. 하지만 후반 22분 이후 12분 만에 3골을 몰아넣어 4-3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올 시즌 클래식 최고 명승부였다. 2008년 5월 이후 8년째 이어오던 지긋지긋한 서울 원정 무승(2무9패)을 털어낸 쾌거였다.

제주는 12경기를 치른 현재 26골로 팀 득점 1위다.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이 버틴 서울(25골), 클래식 3연패를 노리는 전북 현대(22골)보다 높다.

제주 상승세의 비결 중 하나는 조 감독의 ‘밥 번개’다. 훈련이 끝난 뒤 종종 특정 선수나 그룹을 콕 지목해 식사를 제안한다. 처음엔 서먹해하던 선수들도 어느 순간부터 마음을 열었다. 말하기 힘든 속내도 털어놓게 됐다. 조 감독은 “선수들을 잘 살피며 식사할 적재적소의 타이밍을 찾는다”며 “하지만 밥상에 앉으면 선수들이 면담이 아니라 수다라고 느끼게끔 편하게 대해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마르셀로 가족들과 식사를 한 뒤 다정하게 사진을 찍은 조성환 감독. 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마르셀로 가족들과 식사를 한 뒤 다정하게 사진을 찍은 조성환 감독. 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최근에는 김호남(28)이 효과를 봤다.

올 시즌 앞두고 광주FC에서 제주로 옮겨온 그는 함께 이적한 선수들이 빠르게 자리 잡는 모습을 보며 초조해했다. 조 감독은 “(김)호남이에게 시간을 충분히 줄 생각이었는데 본인은 크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숨기고 있었다.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한 마디 해줬다”고 말했다.

김호남은 직후 열린 서울 원정에서 동점골 포함 1골2도움으로 맹활약하며 4-3 승리를 이끌었다.

팀 득점 분포가 고르다는 것도 제주의 장점이다.

작년에는 팀 득점 55골 중 로페즈(26ㆍ전북ㆍ11골)와 윤빛가람(26ㆍ옌볜FC),송진형(29ㆍ이상 6골)이 절반에 가까운 23골을 넣었다. 로페즈가 잘 하면 경기가 잘 풀렸고 상대 수비에 묶이면 고전했다. 올 시즌 로페즈와 윤빛가람을 떠나 보낸 조 감독은 특정 선수 의존도를 줄이는데 중점을 줬다. 빠르고 패스 좋은 이근호(31)와 김호남ㆍ마르셀로(31) 등이 합류하면서 조성환표 축구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올 시즌 제주가 넣은 26골은 마르셀로(5골)와 송진형(4골), 이광선(28)ㆍ김호남(이상 3골), 권순형(30)ㆍ이근호ㆍ안현범(22ㆍ이상 2골), 권한진(28)ㆍ문상윤(25)ㆍ정영총(24)ㆍ정운(28ㆍ이상 1골) 11명이 합작했다. 제주는 11일 광주와 홈경기를 치른다. 지난 3월 정규리그(0-1 패), 지난 달 FA컵 32강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제주에 패배를 안긴 팀이다. 조 감독과 선수들은 최근 상승세를 발판 삼아 안방에서 설욕을 꿈꾼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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