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가 대지진으로 피폐해진 중미 에콰도르를 6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방문,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과 경험을 전파했다.
주에콰도르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장 교수는 수도 키토에 있는 가톨릭 대학교(PUCE) 개교 70주년 기념 강연에서 “1960년대의 한국은 에콰도르보다도 더 가난한 나라였지만 자동차 산업과 같은 높은 생산성을 내는 산업에 과감하게 투자해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 위기, 지진 피해 등 현 상황에 얽매이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중점 산업을 선정해 육성해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는 당초 예상 인원(100명)을 훨씬 뛰어 넘은 400여명의 학생과 교수들이 참석, 한국 경제발전 모델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에콰도르는 지난 4월 규모 7.8의 강진으로 인명과 사회간접 자본 시설에 큰 피해를 입고 복구 중이다.
7일에는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과 단독 면담한 뒤 확대 각료회의에 참석, 에콰도르의 재도약을 위해 한국의 경제 발전 경험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지 의견을 나눴다. 이날 면담에서 코레아 대통령은 장 교수를 ‘경제 멘토’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아라우스 지식인적자원조정부 장관, 국회 부의장, 경제발전상임위원회 위원 등을 두루 만나며 에콰도르 경제 정책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이은철 주에콰도르 대사는 “민간 학자가 일국의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하고 확대 각료회의에 초청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코레아 대통령이 한국 경제발전 모델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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