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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스페인? 프랑스? 15번째 ‘앙리 들로네’의 주인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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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스페인? 프랑스? 15번째 ‘앙리 들로네’의 주인공은

입력
2016.06.0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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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16 경기장 중 하나인 생테티엔의 스타드 조프루아 기샤르가 막바지 공사에 한창이다. 이 경기장에서는 F조 포르투갈과 아이슬란드의 경기가 열린다. 생테티엔(프랑스)=EPA 연합뉴스
유로 2016 경기장 중 하나인 생테티엔의 스타드 조프루아 기샤르가 막바지 공사에 한창이다. 이 경기장에서는 F조 포르투갈과 아이슬란드의 경기가 열린다. 생테티엔(프랑스)=EPA 연합뉴스

15번째 ‘앙리 들로네’컵을 품에 안을 국가는 어디 일까.

앙리 들로네는 프랑스인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초대 사무총장을 지냈다. 유럽축구선수권(유로) 대회 탄생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그의 이름은 유로 우승 트로피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1960년 시작해 15회를 맞이한 유로 2016이 11일 오전 4시(한국시간) 개최국 프랑스와 루마니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한 달 간 열전에 돌입한다. 지금까지 앙리 들로네를 들어 올린 국가는 9팀뿐이다. 각각 3차례 정상을 밟은 ‘전차군단’ 독일(1972ㆍ1980ㆍ1996)과 ‘무적함대’ 스페인(1964ㆍ2008ㆍ2012) 그리고 2회 우승에 빛나는 ‘아트사커’ 프랑스(1984ㆍ2000)가 이번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독일은 결승전 단골손님이다.

3차례 우승 외에 준우승도 3번(1976ㆍ1992ㆍ2008)이나 했다. 하지만 마지막 우승은 1996년이었고 결승에 오른 것도 2008년이 끝이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암흑기를 겪으며 ‘녹슨 전차군단’이라는 오명도 들었지만 유소년 정책을 개혁하며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의 기세를 유로로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2008년과 2012년에 연속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은 사상 첫 3연패 금자탑을 꿈꾼다. 프랑스도 안방 이점을 최대한 살려 16년 만에 정상에 도전한다. 비윈(bwin) 등 유럽 현지 도박 업체는 작년 말까지 독일을 우승후보 1순위로 지목했지만 최근에는 프랑스의 우승 배당률을 참가국 중 가장 낮은 4.20으로 배정했다. 독일(4.75), 스페인(6.0)보다 낮다. 배당률이 낮을수록 우승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 프랑스가 최근 들어 우승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유로에 처음 출전하는 나라는 알바니아와 아이슬란드, 슬로바키아, 웨일스, 북아일랜드 5팀이다. 기존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참가팀이 늘어나면서 변방국들이 기회를 잡았다. 가장 눈에 띄는 팀은 슬로바키아다.

슬로바키아는 유로 예선에서 스페인에 한 차례 일격을 가했고 5월 말 평가전에서도 독일을 3-1로 제압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특급 미드필더 마레크 함시크(29ㆍ나폴리)가 핵심 선수다.

슬로바키아의 마레크 함시크가 헤딩하는 장면. AP연합뉴스
슬로바키아의 마레크 함시크가 헤딩하는 장면. AP연합뉴스

아이슬란드는 얼음에서 꽃을 피운 나라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국제 대회 본선 무대를 밟은 적이 없었지만 이번 예선에서 네덜란드를 탈락시키는 대이변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았다. 영국 BBC는 아이슬란드 축구의 기적을 자세히 다루며 ‘A generation of Indoor kids(인도어 키즈)’라는 표현을 썼다. ‘실내에서 훈련한 아이들’이라는 뜻이다. 아이슬란드는 인구수 32만 명, 연평균 기온 3도, 국토의 79%가 빙하ㆍ호수ㆍ용암지대로 뒤덮인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2000년 초부터 사계절 내내 사용 가능한 실내 축구장을 대대적으로 건설했다. 우수 지도자를 양성해 전국 각지의 유망주를 대상으로 수준 높은 트레이닝을 제공해 ‘인도어 키즈’를 길러냈다. 스완지시티에서 기성용의 단짝인 길피 시구르드손(27)이 대표 주자다.

유로는 ‘별들의 전쟁’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해리 케인(23ㆍ잉글랜드)과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28ㆍ폴란드),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5ㆍ스웨덴) 등 유럽 리그 득점왕 3인방이 총출동한다. 여기에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빛나는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ㆍ포르투갈)가 가세했다.

호날두는 메이저 대회에 약했던 한을 풀 각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 등 클럽에서만 17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었지만 국가대표로 아직 정상에 입맞춤한 적은 없다.

“존재만으로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선수는 3명 뿐이다. 호날두와 메시 그리고 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AFP연합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AFP연합뉴스

건방지고 오만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남자, 이브라히모비치가 한 말이다.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번이 마지막 국제 무대일 가능성이 높아 더욱 전열을 불태우고 있다. 지난 시즌 30골을 터뜨리며 비(非) 독일 선수로는 처음 분데스리가 30골 고지를 돌파한 레반도프스키와 프리미어리그에서 16년 만에 토종 득점왕을 차지한 케인도 축구화 끈을 바짝 동여매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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