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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모야병 여대생, 강도 피하다 의식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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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모야병 여대생, 강도 피하다 의식불명

입력
2016.06.0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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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망가 강도 인상착의 설명

경찰 범인 수색 중 뇌출혈 중태

체포된 용의자 “피해자에 잘못”

뇌혈관이 좁아지는 희귀ㆍ난치병인 모야모야병을 앓던 여대생이 길에서 만난 강도를 뿌리치고 도망갔으나 뇌졸중으로 쓰러져 의식불명에 빠졌다.

9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밤 11시52분쯤 대학생 A(20ㆍ여)씨는 식당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의정부 집으로 돌아오는 중 강도를 당했다. B(30)씨는 귀가하는 A씨를 쫓아가 흉기로 위협하며 금품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다행히 A씨는 피해 장소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집으로 달아났고, 도착하자마자 부모에게 “칼, 칼, 칼, 강도”라고 소리친 뒤 B씨의 인상착의를 설명했다. 놀란 A씨의 아버지는 강도를 잡겠다고 집 밖으로 나갔고, A씨의 어머니는 곧바로 112에 신고해 10분 뒤인 6일 오전 0시 2분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다.

그러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일대를 수색하는 동안 A씨는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졌다.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던 A씨가 정신적 충격으로 뇌출혈을 일으킨 것이다. 모야모야병은 뇌혈관 협착이 진행돼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일어나는 희귀 질환으로 국내에 약 2,000명의 환자가 있다. A씨는 인근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나 중태에 빠져 아직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용의자를 확인한 뒤 7일 오전 11시쯤 의정부 시내의 한 도로에서 B씨를 긴급 체포했다. 수사결과 범행 현장 근처에서 거주하던 B씨는 과거 부산에서 대출사기를 당한 뒤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9일 강도치상 혐의로 B씨를 구속했다. B씨는 A씨가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이날 오전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피해자와 가족에게 잘못했다”고 밝혔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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