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복지재단이 ‘나눔문화’ 동참을 명목으로 취학 전 어린이에게 까지 후원금을 모금해 일부 학부모들로부터 눈총을 사고 있다.
9일 천안시복지재단과 천안시어린이집연합회에 따르면 ‘나눔문화 돼지저금통’사업을 통해 어린이집 원생들로부터 381만원을 모금했다.
이 돈은 천안시어린이집연합회에 등록된 12곳의 어린이집 원생들이 모은 것이다.
복지재단은 모금에 앞서 지난 4월 어린이집연합회와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두 기관은 모금참여 어린이 집을 확대해 복지재단에 후원금을 기탁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취지를 공감하면서도 곱지않은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학부모 오모씨(49ㆍ천안시 서북구)는 “어린이 집에서 사실상 일률적으로 크기와 모양이 똑같은 저금통을 나눠주고 돈을 넣어오라는 것인데 이게 무슨 교육 효과나 의미가 있느냐”며 “돈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아이들이 알아듣게 설명을 하고 군것질할 돈 몇 푼이라도 자발적으로 모아 기탁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재단측은 “모금에 앞서 관내 700여개의 어린이집에 공문을 보내 동참의사를 확인, 70여 곳이 참여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부 어린이집 원생이 너무 어린 점을 감안해 일부에서는 나누어 준 저금통을 회수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나눔문화 확산과 교육적 차원에서 의욕적으로 이뤄진 일이지만 일부 다른 시각이 있다면 캠페인을 확대하는 문제는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2월 출범한 복지재단은 모금액이 5월말 기준 8억원을 넘어 출연금 30억원을 포함, 모두 38억여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정기후원을 약속한 5급 이상 천안시 공무원이 100명을 웃돌고, 시민도 300여명이 동참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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