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출범을 맞아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이 ‘공영방송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16년 만의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공영방송의 독립성 및 공정성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손꼽혀 온 지배구조 개선이란 해묵은 과제가 과연 진척을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노조 기자간담회에서 김환균 위원장은 “올해 안에 관련법 개정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현재 양대 공영방송(KBSㆍMBC)은 정권에 의해 장악됐다”며 “청와대-방송통신위원회-(공영방송)이사회로 수직적 구조화된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언론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영방송 이사 선임 시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사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특별의결정족수를 도입해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달 언론노조가 주최한 ‘공영언론,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 참석한 야3당 원내대표들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20대 국회의 우선 과제로 꼽기도 했다. KBS이사회는 여당 추천 이사 7명, 야당 추천 이사 4명으로 구성된다. 9명으로 이뤄진 MBC이사회의 여야 추천 비율은 6대3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일 올해 12월까지를 활동시한으로 하는 공정언론특별위원회를 국회 내에 구성하기로 의결하고 이달 말까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관련 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개원과 동시에 국회 공식기구인 특별위원회가 출범한 건 긍정적인 신호”라며 “올 하반기부터 국회예산 관련 여야 간 대치 가능성과 내년 12월로 다가온 대선 일정을 감안할 때 반드시 올해 안에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이 밖에도 해직언론인 복직 종합편성채널(종편) 재허가 요건 강화, 지역방송 공공성 강화 등을 포함한 미디어 공공성 강화와 언론개혁을 위한 10대 과제를 발표했다. 언론노조는 2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공정언론 바로 세우기 콘서트’를 통해 이 과제들이 전 국민적인 관심사가 될 수 있도록 알린다는 계획이다. 박혜진 전 MBC 아나운서와 노종면 전 YTN 기자의 사회로 진행되는 콘서트에는 최승호 전 MBC PD 등 공정보도를 요구하다 해직된 언론인들이 참석한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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