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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가장 주책맞고 철 없는 연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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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가장 주책맞고 철 없는 연기해"

입력
2016.06.0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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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가 9일 열린 '굿바이 싱글' 언론시사회 뒤 기자간담회에서 웃음으로 질문에 응하고 있다. 이정현 인턴기자
김혜수가 9일 열린 '굿바이 싱글' 언론시사회 뒤 기자간담회에서 웃음으로 질문에 응하고 있다. 이정현 인턴기자

역시 ‘믿고 보는 배우’ 김혜수(46)였다.

김혜수는 9일 오후 서울 을지로 6가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코미디 영화 ‘굿바이 싱글’(29일 개봉)에서 철딱서니 없는 40대 여배우 고주연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다.

20대 신인 남자배우와 열애를 하는 등 연예계 스캔들 메이커로 불리는 고주연을 주인공으로 한 ‘굿바이 싱글’은 ‘김혜수 원맨쇼’라 해도 무방하다. 변화무쌍한 감정을 표현하는 김혜수의 연기가 돋보인다. 감정기복이 심하고 제멋대로인 고주연의 성격을 스크린에 잘 그려냈다. 김혜수는 시사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 동안 했던 역할 중에서 단연 주책 맞고 철 없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참고한 여배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딱 떠오르는 배우가 있었어요. 진짜 말해주고 싶지만 얘기할 수는 없죠(웃음). 그는 정말 속정이 깊은 사람이에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많은 걸 생각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정이 많고 맑은 연기자랍니다.”

고주연은 매니저 역할까지 하는 스타일리스트 친구 평수(마동석)와 소속사 대표(김용건)에게 자신이 벌려 놓은 일들을 뒷수습하게 만드는 골칫덩이다. 그러나 중학생 신분으로 임신하게 된 단지(김현수)를 만나면서 깊은 속정을 드러내며 보호자 역할을 하게 된다.

영화는 주연과 단지의 우정이 짙게 녹아 들면서 잔잔한 감동까지 선사한다. 김혜수는 “이런 이야기(미혼모 소재)를 유쾌한 형태로 진정성 있고 따뜻하게 다룬 점에서 끌렸다”고 밝혔다.

20년 이상 연기생활을 한 고주연은 김혜수와 닮아있다. 그는 “나 역시 오랜 기간 배우로 살아왔기 때문에 고주연이라는 캐릭터를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됐고 친숙했다”며 “사실 나와 캐릭터가 유사한 점을 찾거나 의식하지 않았고, 그저 캐릭터에 동화되어서 연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혜수는 오랜 생활 배우로 활동해 안주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법한 데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첫 상업영화 데뷔 감독과의 조우가 그렇다. ‘굿바이 싱글’은 독립영화 ‘족구왕’의 시나리오를 쓰고, 독립영화 ‘1999, 면회’를 연출한 김태곤 감독의 첫 상업영화다.

신인 감독의 코미디장르에 출연하기는 관록 있는 여배우에게 흔치 않은 도전이다. 김혜수는 “최근에 많은 작품을 했던 감독들보다 데뷔하거나 두, 세 번째 작품을 하는 감독들과 연속적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했다.

“저처럼 오랫동안 연기 생활을 한 배우에게 오는 익숙함과 노련함이 있어요. 또 독립영화를 하다 상업영화 데뷔하는 감독들의 참신함과 신선함, 패기도 있죠. 이 두 가지에서 장점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게 우리의 할 일이라고 봐요.”

김혜수는 김 감독과 현장에서 친구처럼 작업했다고도 했다. 그는 “현장에서 김 감독님은 굉장히 조용하고 겸손하지만 내가 느끼는 건 그 속에 감춰진 자신감이었다”며 “현장에서 유연하고 배우에 대한 이해가 높았고, 감독으로서 소신이 있더라”고 덧붙였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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