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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란 비극’ 되풀이 없어야… 사법부, 난민 국제적 보호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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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란 비극’ 되풀이 없어야… 사법부, 난민 국제적 보호 고민

입력
2016.06.0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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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 탈출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8일 아테네 북부의 말라카사 마을 부근에서 생활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아테네=EPA 연합뉴스
그리스로 탈출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8일 아테네 북부의 말라카사 마을 부근에서 생활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아테네=EPA 연합뉴스

터키 해변 모래알에 얼굴을 파묻고 숨진 세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비극과 이후 잇따른 난민들의 잔혹사 속에서 우리 사법부는 난민의 국제적 보호를 위해 무엇을 해야만 할까.

지난해 9월 난민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공론화되면서 이런 고민을 해온 사법연수원과 법원의 법관연구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추진한 ‘국제난민 콘퍼런스’가 9일 개최돼 11일까지 3일간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다. ‘난민 등의 국제적 보호에 관한 사법부의 역할’이란 주제의 이번 난민 국제회의 중 9일 열린 사전 워크숍에서는 국제난민법판사협회(IARLJ)가 사법부를 대상으로 난민 협약 및 국제법, 박해, 국가보호 등 난민 보호법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조용구 사법연수원장은 “아일란의 사진으로 전 세계가 슬픔에 빠진 뒤로도 난민 문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각국의 법관과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모여 협력 방안을 찾는 것은 약자의 권리보호 실천이라는 사법부의 중요한 사명 중 하나”라며 “난민보호 절차 운영방안에 관한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 11일 본 회의에서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장을 지낸 마이클 커비 전 호주 대법관과 권오곤 전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 부소장의 ‘난민 보호와 국제법상 강제송환금지 의무에 대한 사법부의 역할’에 관한 발표를 시작으로, ‘각국의 난민 보호에 관한 절차적 개선’ ‘출입국항 및 공해에서의 난민 신청자를 위한 적법절차의 보장’ ‘탈북자와 자녀들에 관한 국제적 보호’ 등의 발표가 이어진다. 권 전 부소장은 발표문에서 “사법부는 난민과 난민신청인의 권리를 보장하고 보호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하며, 특히 정치적 상황이나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을 때 이런 의무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난민의 강제송환금지는 모든 국가가 지켜야 할 국제관습법이다. 이 원칙에 ‘국가 안보’라는 예외가 있긴 하지만 오ㆍ남용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콘퍼런스에는 마이클 커비 전 호주 대법관을 비롯해 카텔리네 드클레르크 국제난민법판사협회장 등 12개국 외국 전문가 49명이 참석한다. 권 전 부소장과 김명수 춘천지법원장, 이진만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 등 국내 법관 67명과 변호사 17명, 유엔난민기구, 법무부 난민과 및 NGO 직원 등 총 200명이 참석한다.

사법연수원 관계자는 “유엔난민기구의 포스터에는 ‘누군가 난민이 된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지만, 그 사람이 계속 난민으로 머물러 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잘못이다’는 문구가 있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난민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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