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치상 혐의 오늘 檢 송치
경찰조사 다음날 입맞추기 의혹도
지난달 21일 발생한 전남 신안군 학부모, 주민 성폭행사건 과정에서 피의자 3명이 범행을 사전공모 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전남 목포경찰서는 부임한 지 3개월 된 초등학교 여교사를 성폭행한 학부모 박모(49) 김모(38)씨, 주민 이모(34)씨 등 3명에 대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상 강간 등 치상 혐의로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송치한다고 9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여교사를 성폭행하기 위해 공모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박씨가 범행 당일 술에 취한 여교사를 자신의 차에 태워 술을 마신 식당에서 2㎞가량 떨어진 관사로 데려다 주는 과정에서 이씨의 자동차도 곧바로 관사로 향하는 것이 폐쇄회로(CC)TV에 그대로 찍혔다. 이날 오후 11시 30분쯤 박씨 등 3명의 피의자 차량이 여교사 관사 주위에 모두 모여 있는 모습도 CCTV 화면에 잡혔다.
또 경찰은 범행 당시 박씨가 2번, 김씨가 3번, 이씨가 2번이나 차를 타고 여교사 관사를 다녀가고, 특히 약간의 시간 차이를 두고 거의 순차적으로 다녀온 점도 범행 공모 정황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박씨에게 6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면서 마지막 통화에서 “여교사를 챙겨주라”는 메시지를 남긴 후 관사로 향하기도 했다.
이들이 술자리에 차례로 동참한 뒤 술이 약한 여교사에게 수 차례 술을 권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들었고, 이후 식당 밖에 별도의 술자리를 마련해 모종의 대화를 나눈 사실도 공모 정황으로 제시됐다. 이들은 22일 오후 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경찰 조사를 받은 다음 날 오전에도 박씨의 식당에서 만나 ‘입 맞추기’를 한 의혹도 받고 있다. 다만 피의자들이 차에서 내리거나 타는 장면이 확인되지 않아 보강 수사도 진행 중이다.
사건 신고 후 체포된 이들 중 박씨는 술에 취해 여교사 신체를 만지긴 했지만 성폭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김씨는 현장에 없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유전자정보(DNA) 등 증거를 확인했고, 이들은 지난 4일 전원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주거에 침입해 여교사에게 4주 간의 병원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했기에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처할 수 있는 특례법 8조 강간 등 치상 혐의를 적용했다”며“피의자들이 사전모의는 부인하지만 암시적인 공모였다는 여러 증거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목포=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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