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산업과 시장의 흐름에 맞게 우리의 사업 구조를 고도화해 수익성을 높여야 합니다.”
구본무 LG 회장은 올해 1월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에서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해법을 주문했다. 핵심은 남보다 한발 앞선 근본적인 변화다.
이런 기조에 맞춰 LG는 발 빠르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기업간 거래(B2B)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계열사간 시너지 역량 ▦높은 수율(원재료 투입량 대비 제품 생산량의 백분율)을 자랑하는 생산 체제 ▦고객 신뢰라는 삼박자를 갖춰 타사 보다 월등한 B2B 능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최첨단 기술에 기반한 소재와 부품의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LG에게는 유리한 환경이다. LG는 일찌감치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 사업을 B2B분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집중 육성해왔다.
발 빠른 노력의 결과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LG 계열사들은 미국 최대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의 차세대 전기자동차에 구동모터 등 11종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과 자동차 시장의 차세대 먹거리인 자율주행차 개발을 추진하는 등 미래 자동차 업계의 총아로 부상했다.
LG화학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10대 완성차 업체 중 6곳을 비롯해 20여개 완성차 업체와 수백만 대의 전기차에 탑재할 배터리 공급계약을 이미 체결한 상태다. 세계 최대 친환경차 시장인 중국 공략을 위해 지난해 10월 난징(南京)에 전기차 5만대에 공급 가능한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세웠다. 미국 홀랜드(3만대)와 한국 오창(10만대)을 잇는 삼각 생산 라인으로, 세계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자동차 배터리 생산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여기에 LG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 저장, 효율적 사용이 가능한 ‘완결형 밸류 체인’ 역량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울릉도, 제주도 등 국내 도서 지역을 ‘100%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구축하는 대규모 사업을 진행 중이다.
LG는 2011년 연구개발(R&D)에만 4조3,000원을 투자한 이후 매년 5,000억원 이상 꾸준히 투자액을 늘렸고,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인 6조3,000억원을 R&D에 투입했다. 중국 경기 침체와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글로벌 경영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도 LG는 R&D 투자를 늘린다. 과감한 변화의 원동력은 R&D에서 나온다는 게 LG의 판단이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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