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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하 "내 색깔, 끝까지 찾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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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하 "내 색깔, 끝까지 찾기 싫다"

입력
2016.06.0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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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송가에서 잔잔하게 떠오르고 있는 스타는 바로 정동하다. 그동안 과묵했던 로커의 카리스마 이미지를 한꺼풀 벗겨내자 잠재된 '예능감'이 폭발하고 있다. KBS2 '불후의 명곡'에서 깜짝 댄스를 펼쳤고 JTBC '톡투유'에선 멈추지 않는 혼잣말로 웃음을 안겼다. 덕분에 '러블리 로커'라는 새 별명도 얻었다.

정동하의 변신은 음악에서도 감지된다. 최근 발매한 미니앨범 '드림'은 정통 발라드부터 어쿠스틱 팝, 펑크록, 신스록 등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 정동하는 이를 두고 "어떠한 틀이 나를 가두는 게 싫다. 나 자신에 대해 스스로 놀라면서 살고 싶다"고 설명했다.

/-록 음악 위주일 것 같았는데 새 앨범에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주저 없이 시도했다. 나에게 맞는 음악은 무엇인가. 나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내가 쓴 것도 많이 있어서 애착이 간다."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했는데 아직 답은 못 찾은 건가.

"음악적인 자아, 인간 정동하의 정체성도 죽기 직전까지 못 찾았으면 좋겠다. 내가 뭔가를 찾아내면 그 것이 형상화 돼 나를 가두는 틀이 될 것 같다. '내게 이런 기능도 있었네?'라며 스스로 놀라면서 살고 싶다. 나를 끝까지 알고 싶지 않다."

-지금껏 자신에게 놀란 적이 있다면.

"큰 것들은 아니고 가끔씩 새롭게 도전하는 부분에서 느낀다. 연기를 배운 적도 없었는데 뮤지컬 무대에서 눈물 흘릴 때 그랬다. 내게도 그런 감정이 있어서 나도 놀랐다. 레이싱에 나가서도 '아 내가 이런 것도 할 수 있었네'라고 놀랐다."

-자신을 너무 모르고 살았던 것 아닌가.

"주도적으로 무엇을 하기 보단 주변의 흐름을 타는 편이다. 음악도 그렇다. 하고 싶은 곡을 애써 찾는 게 아니라 좋은 에너지가 보이면 그냥 노래에 나를 맡긴다. 그렇게 살면 정동하의 메인 색깔이 불분명해지는 게 단점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굳이 찾고 싶지 않다."

-뮤지컬 활동이 앨범 작업에 미친 영향은 없나.

"전달력에서 분명 영향을 미쳤다. 뮤지컬은 대사를 멜로디에 싣는데 궁극적인 것은 감정의 전달이다. 그 동안 나를 악기라고 생각하고 목소리가 잘 나오는 지에만 매달렸다. 뮤지컬을 하게 되면서 무슨 이야기를 노래로 하는가에 초점을 둔다. 녹음할 때 관점이 달라졌다. 좋은 사진을 모아 놓은 것처럼 작업이 됐다 싶으면 대만족이다. 이제는 순간보다 감성의 흐름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야기가 들리고 눈물이 나면 최고다."

/-이번 앨범은 그런 면에서 전작과 다르겠다.

"현재 감성을 사진 찍듯이 담았다. 지금의 나를 좀 더 진솔하게 담으려고 했다. 소리의 질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내 모습을 눈치채길 바란다."

-그렇다면 현재의 정동하는 어떤 생각으로 살고 있나.

"주변에서 삶의 목표를 많이 묻는다. 나는 음악이든 연기든 산으로 비유하면 정상 오르기 직전에 죽고 싶은 마음이다. 과정을 많이 즐기고 그 속에서 소중함을 느끼자는 생각이다. 스트레스 받으면서 욕심을 채우고 싶지 않다. 이끼에 먼지 쌓이듯 자연스럽게 가려고 한다."

-미래만 생각하다가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기는 경우가 많은데 공감이 된다.

"정점에 오르려고 하니깐 사람들이 불행한 것 같다. 1등이 되려는 생각에 그 과정에서 행복을 찾기 보단 끝을 보려는 마음만 있다. 나는 그 정점에 도달하기 직전에! 행복을 느끼다가 죽고 싶다."

-그런 삶은 반대로, 성취감은 포기해야 되는 것 같다.

"성취감은 꼭 정점에 올랐다고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루하루 스스로 정상을 밟고 있다고 여긴다면 충분히 맛 볼 수 있다. 그 것 때문에 섭섭할 일은 아니다."

사진=에버모어 뮤직 제공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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