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녹록지 않다. 주요 정보기술(IT) 기기 소비 지역인 중국의 성장 둔화와 신흥국 경제 불안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메모리 수요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 차원의 반도체 산업 육성 노력과 인텔의 시장 재진입 등 메모리반도체를 둘러싼 경쟁 상황 역시 악화하고 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특유의 ‘위기극복 유전인자(DNA)’를 강화, 이 같은 어려움을 정면 돌파한다는 각오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치킨게임이 한창이던 지난 십 수년 동안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경험이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존 대비 3분의1 규모 수준의 투자로 미세공정 기술을 개발해 낸 2001년 ‘블루칩 프로젝트’, 기존 공장을 개조해 비용 절감 및 신규 생산시설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2004년 ‘M10 건설’ 등이 대표적 사례다.
그 뒤로도 SK하이닉스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특히 SK그룹 편입 직후인 2012년 반도체 업계의 투자가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시설 투자 규모를 10% 이상 확대, 총 3조8,50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8월에는 최신식 생산시설인 M14를 준공해 미래 시장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
올해도 불경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단행, 위기를 극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본원적 경쟁력 제고와 불필요한 비용 절감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경쟁력 제고는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강조하는 핵심 가치로, D램 부문에서는 20나노 초반급 제품 생산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고 10나노급 제품을 개발해 다른 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린다는 각오다. 낸드플래시 역시 3차원(3D) 48단 제품을 본격 양산, 이 시장의 선두업체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위기극복 DNA는 SK하이닉스가 가진 최대 자산”이라며 “각 사업 부문 별로 위기극복 실천 방안을 만들어 이를 경영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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