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권 도전 길 닦기
원유철은 당권 도전 노려
4ㆍ13 총선 참패 이후 ‘자숙 모드’를 이어온 새누리당 전임 지도부가 속속 정치 일선으로 돌아오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의원연구단체 ‘퓨처라이프 포럼’ 재결성을 추진하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도 8일 자신이 주도하는 ‘알파포럼’(국가미래전략포럼) 창립기념식을 주최하며 복귀를 알렸다. 당내에는 선거 참패의 책임이 있는 전직 ‘투 톱’의 조기 복귀를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이 적지 않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여야 의원 모두에게 퓨처라이프 포럼 가입 동의서를 보내 회원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이 포럼은 19대 국회에서 김 전 대표가 저출산ㆍ고령화 문제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원혜영 더불어민주당ㆍ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아 운영했던 모임이다.
정치권에서는 총선 패배 이후 대외행보를 자제해온 김 전 대표가 포럼 재결성에나선 것을 두고, 본격적인 정치행보 재개를 위한 준비작업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 전 대표가 이달 중 대권도전을 조기에 공식화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전부 언론이 소설로 만든 말”이라고 일축했지만 6월 말 영남권 신공항 입지 발표, 새누리당 전당대회 등 굵직한 정치 이벤트가 예정돼 있는 만큼 김 전 대표의 정치일선 복귀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 전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인공지능(AI)ㆍ사물인터넷(IoT) 등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당내 모임인 알파포럼 창립총회를 열었다. 원 전 원내대표는 “국회가 국가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위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지원하는 입법ㆍ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원 전 원내대표가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초ㆍ재선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혀 가는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총회에는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이 축사자로 나서는 등 신박계로서 원 전 원내대표의 입지를 과시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했던 ‘투 톱’이 두 달도 안 돼 대권, 당권에 도전하겠다고 나서는 건 성급한 면이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