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식품회사 본사 직원들이 술을 마시던 지점주를 때려 숨지게 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노래방에서 함께 술 마시던 직영점주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유명 식품회사 본사의 지점관리 팀장 A(42)씨와 B(29)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일 오전 1시 서울 강남구의 한 노래방에서 인근 직영점의 점주 C(29)씨 등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C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대화 도중 C씨가 A씨에게 “왜 우리 대리점을 홀대 하느냐. 우리 대리점을 잘 챙겨달라”는 취지로 푸념을 늘어놓자 B씨는 “우리 상사에게 함부로 대한다”며 다퉜다. 이들의 말다툼은 곧 주먹질로 번졌고 이후 A씨도 폭행에 가담했다. 당시 다른 지점주 2명이 말렸지만 이들을 멈추기엔 역부족이었다. A씨와 B씨에게 주먹과 발로 얼굴 등을 세게 맞은 C씨는 뇌출혈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지만 뇌사상태에 빠졌고 결국 나흘만인 8일 오후 2시쯤 숨졌다.
C씨의 지점은 본사 직영으로 운영되던 곳으로, 그는 최근 본사에서 일하다 해당 지점으로 발령 받아 근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은 C씨가 본사에 있을 당시부터 종종 술자리를 함께 하거나 업무 외적인 만남을 가지는 등 친분이 있는 관계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와 B씨는 경찰조사에서 C씨를 폭행한 혐의는 시인하면서도 사망케 할 의도는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전날 밤부터 마신 술로 만취 상태였다”며 “술을 마시고 벌인 싸움이 격해져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음주쯤 이들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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