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인비/사진=KLPGA
박인비(28ㆍKB금융그룹)가 최근 슬럼프를 딛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상 첫 단일 메이저대회 4연패에 성공할지 연일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박인비는 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외곽에 있는 사할리 컨트리클럽(파73ㆍ6,668야드)에서 개막하는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 앞에 놓인 장애물은 크게 세 가지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골프 코스와 공교롭게 1,2라운드 동반 라운딩을 벌이게 된 에리야 쭈타누깐(21ㆍ태국)과 진검 승부, 올 시즌 내내 그를 괴롭히고 있는 허리ㆍ손가락 부상의 회복 여부다.
지난해부터 미국프로골프협회가 공동 주관하면서 종전 LPGA 챔피언십이 위민스 PGA 챔피언십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름만 바뀐 게 아니다. 대회 장소가 동부에서 서부로 대이동을 감행했다. 작년 미국 동부 지역 명문 골프 코스인 웨스트체스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가 올해 미국 워싱턴주 새머미의 사할리 컨트리클럽으로 옮겨 치러진다. 그 동안 주로 남자 대회를 소화했던 곳이다. 지난 1998년 남자 골프 PGA 챔피언십이 열렸던 장소로 공략이 상당히 까다로운 골프 코스라는 평가다.
사할리의 짐 파이크 PGA 단장은 성별을 바꿔 18년 만에 돌아오는 PGA 챔피언십에 대해 7일 LPGA 공식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이 코스는 세계 최고의 골퍼들을 시험하는 곳으로 유명하다"며 "이번 주 세계 최상의 여성 골퍼를 테스트할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좋은 코스는 변별력이 뛰어나다는 걸 강조한 대목이다.
코스 설계 단계부터 메이저대회 유치를 목표로 삼았다는 사할리 코스는 일단 페어웨이가 좁다. 페어웨이에 안착하더라도 때론 나무가 시야를 가릴 수도 있는 구조다. 러프 역시 억센 편이라는 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요행을 바라기 힘들다. 높은 코스의 질답게 그린은 퍼팅 실력을 정확하게 반영한다. 따라서 박인비가 한창 좋았던 퍼팅감을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코스 못지않은 변수는 무서운 상승세를 탄 쭈타누깐과 동반 라운딩이다. LPGA 홈페이지에 따르면 박인비는 쭈타누깐, 폴라 크리머(30ㆍ미국)와 한 조에 속해 1,2라운드에 임한다. 장하나(24ㆍBC카드)ㆍ전인지(22ㆍ하이트진로)ㆍ멜리사 리드(28ㆍ잉글랜드)가 한데 묶인 조 못지않게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박인비는 강한 의지 속에 전대미문의 대회 4연패에 도전하고 있고 쭈타누깐은 LPGA 개인 4연승 및 내친 김에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의 꿈이 부풀어있다.
골프경기는 동반자의 플레이에 영향을 받게 되고 누구와 함께 라운드를 하느냐에 따라 그날의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지키는 자 박인비와 빼앗으려는 자 쭈타누깐 간의 초반 신경전이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면 오히려 동반 상승효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엄청난 기세의 쭈타누깐과 초반 맞대결이 꼭 나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내내 그를 괴롭히는 부상은 박인비 스스로가 극복해야 할 지상 과제다. 최근 손가락 부상 때문에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에는 허리 부상으로 한 달간 휴식했고 이후 손가락 인대를 다쳐 킹스밀 챔피언십, 볼빅 챔피언십에서 1라운드만 친 뒤 기권했다. 지난주 열린 숍라이트 클래식을 건너뛴 박인비는 라스베이거스 집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위민스 PGA챔피언십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박인비는 LPGA 홈페이지를 통해 "상태가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한다"며 "이번 대회를 철저하고 준비하고 싶었다. (몸이) 어떻게 반응하지 한번 지켜보자"고 출사표를 던졌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