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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신데렐라' 박성원을 계속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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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신데렐라' 박성원을 계속 주목해야 하는 이유

입력
2016.06.0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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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원/사진=KLPGA 제공

지난 5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 오픈에서 우승한 박성원(23ㆍ금성침대)은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박성원은 예선전을 거쳐 KLPGA에서 우승한 역대 첫 번째 선수가 됐다. 매번 대회 출전권을 걱정하던 무영의 선수가 단숨에 정상을 정복해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지난해 1부 투어에 데뷔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못 내고 상금 60위권 안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풀 시드권을 얻지 못했다. 다시 시드전을 치러야 했고 54위에 머물면서 조건부 출전권이 주어졌다. 120명 이하의 대회에는 출전이 제한된 것이다. 롯데 칸타타 여자 오픈 역시 16명을 추가로 뽑는 예선에서 11위로 어렵사리 출전권을 얻어 깜짝 우승을 일궈내 감동을 더했다.

박성원은 대기만성형 골퍼다. 전남 여수 출생이다. 육상과 축구 선수를 했던 아버지와 배구선수 출신 어머니 덕분인지 어린 시절부터 하는 운동 모두에 소질을 보였다. 골프는 남다른 운동신경을 눈여겨본 외삼촌의 권유로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시작했다.

우연히 잡은 골프채였지만 금세 매력에 빠졌다. 프로 선수가 되겠다고 결정한 뒤 골프 명문 함평 골프고에 진학했는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가 1년 후배다. 박성원은 2012년 중앙대 1학년 때 프로로 전향했지만 2부에서 1부로 올라오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 앞서 우승이라곤 2014년 KLPGA 드림투어(2부) 카이도골프 그랜드CC 11차전이 전부였다.

박성원이 깜짝 우승으로 거머쥔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은 프로 전향 후 번 총수입(3,000여만원)의 3배가 넘는다. 그 동안 생활이 윤택할 리 없었다. 아버지가 직접 딸의 캐디백을 들고 다니는 이유이기도 했다. 건설업을 하며 뒷바라지 해주는 아버지를 생각해 한 푼이라도 캐디피를 아끼려고 했다. 그러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전문 캐디 허남준 씨의 도움을 받고 우승했다.

박성원이 라운드 내내 우승을 적어도 5~6번 해본 선수처럼 극도로 침착할 수 있었던 것도 꼼꼼하게 잘 봐주며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 준 캐디의 덕이 컸다. 그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결국 마음가짐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나도 모르게 스윙이 빨라지는 걸 감안해 일부러 연습 스윙 때는 더 천천히 채를 휘둘렀다. 퍼팅 스트로크도 천천히, 심지어 걸음도 천천히 걸었다"고 했다.

이번 우승으로 가장 좋은 건 돈도 명에도 아니라고 한다. 매번 살 떨리던 예선을 이제 거치지 않아도 돼서다. 2018년까지 전 경기 출전권을 획득한 그는 "매년 시드전 가서 마음 졸였고 올해는 부분 시드여서 대기 순번으로 출전을 기다리는 초초함에서 해방된 게 감사하고 큰 것 같다"고 기뻐했다.

내친 김에 박성원은 제주도에서 이번에도 코스의 특성을 꿰뚫고 있는 허남준 캐디와 2연승에 도전한다. 박성원의 존재를 무시 못 할 이유다. 10일부터 사흘간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파72ㆍ6,478야드)에서 열리는 제10회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7억원ㆍ우승 상금 1억4,000만원)에서 박성원이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골프계가 주목하고 있다.

다만 박성원은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고 겸손했다. 오래도록 기억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그는 "우승을 하고 이번 대회 준비를 하면서 욕심이 과해지지 않도록 정신적인 부분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며 "경험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고 대회에 임할 것"이라고 멀리 내다봤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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